항공株에 외국계證 잇따라 '빨간불'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8.12.19 14:45

유가하락보다 글로벌 수요급감 중시…국내 증권사는 전망 엇갈려

외국계 증권사들이 국내 항공주들에 대해 잇따라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간, 모간스탠리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대해 투자등급을 '매도(sell)'로 내리거나, 주가보다도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유가하락이 호재이긴 하지만, 그보다는 글로벌 경기침체 때문에 여행과 화물운송 수요가 급감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고환율이 이윤에 타격을 준다는 지적도 빠지지 않았다.

모간스탠리는 19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목표주가를 3900원에서 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투자등급은 '비중축소'를 유지했지만, 목표주가가 전일(18일) 종가인 3870원보다도 낮아 사실상 '매도' 의견이라 할 수 있다.

이같은 하향조정은 아시아나항공이 올해와 내년에 각각 940억원과 1070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리라는 예상에 기초한 것이다. 항공 연료 가격이 하락해 영업이익은 개선되겠지만, 원화 약세와 세계여행 수요의 급감 때문에 비영업 부문에서의 손실이 증가하리라는 것. 또한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부채가 상당히 증가할 것이라고 봤다. 그 결과 내년의 아시아나항공 장부가치가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지난달 27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내년에 각각 3351억원과 1376억원 적자를 볼 것"이라며 투자등급을 모두 '매도'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두 항공사는 비자면제프로그램 때문에 미국행 승객이 15~20% 늘어나리라고 가정하면서도 내년 전체 트래픽(traffic)은 올해보다 약 3% 줄어든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가 보기엔 과거의 경기하강국면 때처럼 5~6%까지 줄어들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화물 운송량의 감소 추세를 지적하며 "항공사들은 그간 대여해 운영했던 비행기를 반납할 때"라고 주장했다.


JP모간도 이달 15일 대한항공의 투자등급을 '비중축소(Underweight)'로 낮추고 목표주가를 전날 종가(3만 9300원)의 절반 수준인 2만원으로 제시했다. 이들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의 환율 하락세에도 불구하고 올해 적자폭은 시장의 예상치의 두배인 2조41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한항공의 미국과 유럽 시장에 대한 의존도는 60%로서 다른 경쟁사보다 1.5~2배 높은데, 이 지역의 경기침체로 인해 화물운송 수요가 감소하리라는 것이다. 게다가 자금 조달 압박 때문에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이 2009년 말까지 세 배로 늘어 500%에 달할 수 있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국내 증권사들의 항공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미래에셋증권(17일)과 신영증권(9일) 등은 외국계 증권사와 비슷하게 수요 급감을 중시하며 대한항공의 투자등급을 '보유(hold)'나 '중립'으로 제시했다.

반면에, NH투자증권은 11일 "환율 급감이 내국인 출국자는 줄어들게 하지만, 외국인 입국자와 환승객은 10% 이상 늘릴 것"이라며 대한항공을 최선호주(Top Pick)로 꼽았다. 키움증권도 2일 "일본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라며 "항공사 실적은 이미 바닥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