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證 매각, 흥행 바람 안부네

더벨 김용관 기자 | 2008.12.19 09:11

인수 후보 2곳 입찰참여 '고민'...가격 인식차 너무 커

이 기사는 12월18일(14:39)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유진투자증권 매각 작업이 좀처럼 흥행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당초 지난 16일 본입찰을 마감했지만 한곳만 인수제안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2곳은 아직 입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이다.

흥행을 위해선 다수의 후보들이 참여, 경쟁관계를 유지하는 게 필수다. 이에 따라 유진그룹은 입찰 일정을 일단 19일로 연장했다. 참여 열기가 떨어질 경우 추가 연장도 예상할 수 있다. 프라이빗 딜인만큼 일정 조정은 큰 문제가 아니다.

현재 알려진 인수후보로는 KB금융지주, 르네상스 PEF, 이트레이드증권 등 3곳. 차종철 에스네트 회장이 인수를 검토했지만 중도에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금융지주는 인수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응찰을 포기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 최고위 관계자는 "실사가 끝났지만 입찰여부는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 다른 원매자 한곳도 아직 입찰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내부적으로 입찰 여부를 고민 중이며 조만간 최종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이 입찰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미국발 금융위기의 여파로 증권사의 존재 기반인 증시가 장기간 침체 국면을 이어갈 경우 인수자측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인수 후 2000억원이 넘는 자기자본투자(PI)에서 부실이 현실화될 경우 '승자의 재앙'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대비 PI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결국 문제는 밸류에이션으로 귀결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매물가격이 낮아진 게 매력적이긴 하지만 원매자는 한 푼이라도 더 싸게 사기를 원한다. 응찰 여부를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사에 참여한 복수의 관계자들의 입장을 종합하면 유진투자증권의 가치를 1000억원 아래로 보는 시각이 많다. 2000억원대의 PI 자산에 대해 낮은 점수를 매긴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그룹의 기대치와 상당한 격차가 있다. 유진측이 공식적으로 밝히진 않았지만 인수당시 가격인 1500억~1800억원대는 원하는 눈치다. 현재 분위기로는 유진기업이 원하는 대로 가격이 정해질 가능성은 낮다. 적어도 밑지고 팔지는 않겠다는 유진그룹의 입장을 감안하면 유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유진 입장에서 무턱대고 유찰시킬 상황도 아니다. 내년 중 자금소요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우리은행으로부터 3000억원 가량의 차입금 만기가 돌아오는 유진기업은 유진투자증권 매각대금으로 일부를 상환할 계획이었다.

현재로선 연내 매각 작업을 끝내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단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본계약은 내년 초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삼성증권 그리고 유진그룹이 어떤 흥행 카드를 꺼내들지 관심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