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로펌 도산소송전문 '드림팀'으로 승부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 2008.12.22 09:10

경기악화 기업 줄도산‥도산 및 M&A 등 소송전문팀 구성

미국발 금융위기로 국내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형로펌들이 새로운 '블루오션' 공략에 나섰다.

문을 닫는 기업이 줄을 이으면서 도산과 구조조정, 인수합병(M&A)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법적 절차와 분쟁 등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드림팀'을 속속 꾸리고 있는 것.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실물경제 악화로 파산하거나 부도를 내는 기업이 많아져 관련 법률수요가 크게 늘면서 대형로펌들이 파산부 판사 출신은 물론 대법관 출신 변호사 등 도산 관련 전문가들을 기용한 '전문소송팀'을 꾸려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실제 서울중앙지법 통계자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파산부에 접수된 법정관리 신청 건수는 87건으로 이미 지난해 연간 신청건수(29건)의 3배를 넘어섰다.

법원의 법정관리 건수는 외환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05년에는 3건에 그쳤으나 2006년 22건, 지난해 29건 등으로 다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견기업체 한 관계자는 "'키코(KIKO)', '우리파워인컴펀드' 사태 등 금융상품 거래로 인한 기업들의 피해가 국내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침에 따라 위기를 버티지 못해 도산하는 기업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로펌들은 앞 다퉈 기업도산과 관련한 전문소송팀을 정비하거나 새롭게 꾸려 가동하고 있다.

'김앤장'은 정진영 변호사 등 도산 및 기업구조조정, M&A 분야 전문변호사 20여명으로 도산팀을 구성했으며 '태평양'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 출신인 임치용 변호사 등 25명의 변호사로 도산팀을 꾸렸다.


'화우'는 변동걸 전 대법관을 팀장으로 10여명의 중량급 전문변호사들이 포진한 도산팀을 운용하고 있고 '세종'도 서울중앙지법 파산부 부장판사 출신인 이영구 변호사를 필두로 해 변호사와 회계사 등으로 도산팀을 구성했다.

'아주'도 도산법 전문가인 김진한 대표변호사를 팀장으로 10여명의 변호사로 전문팀을 꾸렸으며 '충정'은 기업회생절차 등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구조조정 전문팀'을 만들었다.

'도산팀'의 주요업무는 △회생절차, 파산, 워크아웃 등 기업의 상황에 맞는 구조조정방안 제시 △도산절차 진행 △회생·파산채권 신고 및 부실기업 인수합병 자문 △구조조정 및 도산과 관련된 세무업무 자문 등으로 대형로펌은 물론 중·소 로펌들도 전문팀 구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로펌 관계자들은 "도산팀은 기업도산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수많은 소송들을 전담한다"며 "복잡한 도산법 관련 법률자문을 보다 정확하고 신속히 제공하고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 게 로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아주의 김진한 변호사는 "도산하는 기업이 많아 사건수임이 늘었다고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다"며 "도산이란 게 어느 한쪽에서 봤을 때는 위기지만 다른 면에서 보면 또 다른 기회가 되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을 갖고 있는 만큼 로펌들이 위기를 극복하는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중견 변호사는 "악조건이 갑자기 닥쳐 시간적·경제적 상황이 여의치 않아 구조조정에 실패하는 기업을 많이 접했다"며 "기업의 특성과 시장상황을 면밀히 분석해 기업이 살 수 있는 길을 찾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소송팀 변호사들은 "전문성만으로 로펌의 질을 비교할 수는 없다"며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얼마나 긴밀히 협력하느냐가 성패를 좌우하는 관건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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