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가치 뒤바꾼 '美·日 금리역전'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18 14:53
미국이 '양적 완화'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달러의 무제한 공급을 선언하면서 외환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달러화 가치하락이 불가피해지면서 대안 국제통화인 유로, 엔화는 급등하고 있다.

17일 유로화는 1999년 1월 출범 이후 사상 최대폭으로 급등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40~1.44달러를 오가더니 1.42달러로 마감했다. 엔화 가치 역시 13년래 최고가로 치솟았다. 달러/엔 환율은 87엔대로 내려앉았다.

엔화 강세는 예견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16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일본의 0.3%보다도 낮은 0~0.25%로 낮추면서 1993년 이후 처음으로 양국의 금리가 역전되는 현상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자국 경제를 살리고자 무제한으로 달러 찍어내기를 시작하면서 일본의 엔화는 보다 안전한 통화로 부각되고 있어, 추가 절상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경제전문가들은 가뜩이나 엔고 현상으로 경제가 흔들리는 일본 역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오랜 기간 기준금리가 1%를 밑도는 '세계 최저금리'를 고수해왔던 일본으로서는 추가 인하 여력이 많지 않다.

특히 일본은 90년대초 거품붕괴로 장기불황을 겪으면서 금리를 내려도 경기진작 효과는 없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지내왔던 터라, 미국처럼 '엔화 찍어내기' 공세를 펼치기도 어렵다. 엔화가 더 각광받는 이유다.


유로화 역시 가파른 속도로 반등하고 있다 지난해 중순까지 달러/유로 환율은 1.30~1.35달러 선에서 머무르다 1년새 1.60달러까지 급등한 뒤 7월 이후 가파르게 급락했다.

지난 7월부터 불과 넉달새 유로화는 앞서 1년반동안의 절상분을 모두 반납하며 급락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유럽, 아시아 등 세계경제가 함께 흔들리면서 원조 국제통화인 달러화가 오히려 '안전자산'으로 급부상한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달러 물량공세'에 대한 우려로 유로화 가치는 바닥을 찍고 급반등하기 시작했다. 일본에 이어 유럽중앙은행(ECB)도 추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