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도프 사태'로 재간접펀드 시장 위기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12.17 16:18

업계 존폐위기… 운용 내역 불투명·수수료 이중부과 "소송 잇따를 것"

↑ 희대의 투자사기로 붙잡힌 버나드 매도프.
희대의 금융사기 스캔들인 '매도프 사태'를 계기로 펀드오브펀드(재간접펀드) 시장 자체가 위기에 직면했다고 포천이 17일 보도했다.

다단계 수법인 '폰지수법'으로 500억 달러대 사기 행각을 벌인 버나드 매도프(70)는 버나드매도프LLC라는 증권사를 통해 헤지펀드 등 기관투자가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헤지펀드들은 포트폴리오 위험을 낮추기 위해 자산의 일부를 매도프펀드와 같은 펀드에 투자해왔다.

하지만 이같은 재간접펀드 투자 방식은 투자자들이 운용과정을 알기 힘들 뿐 아니라 수수료를 이중으로 물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재간접펀드는 보통 운용보수 1%에 수익의 6~15%를 추가 수수료로 부과한다.

포천은 "재간접펀드의 수수료 비용은 터무니없다"며 "매도프 스캔들로 재간접펀드 산업의 가치에 대해 의문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포천은 이어 "펀드 실적이 괜찮을 땐 투자자들이 수수료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손실 규모가 커진다면 재간접펀드는 투자가 아니라 사기"라고 비판했다.

하치캐피털운용의 마이클 르위트 헤지펀드 대표는 "재간접펀드 업계는 고객들이 직접 돈을 투자하는 단계가 생략돼 있다"며 "매도프 스캔들은 재간접펀드 모델에 심각한 타격을 줬으며 이 산업을 철저하게 파괴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펀드는 고객 자산의 대부분을 매도프 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위트 대표는 "유명한 재간접펀드인 패어필드 그린위치나 맥시암 캐피털도 폰지수법에 수십년간 속아왔다"고 전했다.

매도프 스캔들이 터지기 전 이미 재간접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헤지펀드의 평균 수익률을 밑돌았다. 올들어 재간접펀드의 수익률은 평균 -19%로, 헤지펀드보다 2%포인트나 낮았다.

듀베리캐피털의 최고재정책임자(CFO)인 스티브 세신저는 "이같은 수치가 나오기도 전에 투자자들은 이미 이중으로 수수료를 내는 것이 그들 수익 상당부분을 갉아먹는다는 것을 눈치챘다"고 말했다.

CNCB 보도에 따르면 패어필드는 매도프를 사기 혐의로 고소할 계획이다. 포드햄 로스쿨의 스티브 델 교수는 "이번 사기건은 물론 재간접펀드 매니저들에 대한 소송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간접펀드 매니저들이 자산을 합리적인 방법으로 운용했는지, 포트폴리오 공개가 제대로 됐는지가 문제가 될 것이란 지적이다. 델 교수는 "매도프 외에도 앞으로 발각될 건수가 더 많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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