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자유낙하, 정부 더 밀까?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2.17 15:41

최근 9거래일 152원 하락하며 1弗=1325원

원/달러 환율이 연일 급락세를 보이면서 외환당국자들의 표정에 화색이 돌고 있다. 천정부지로 치솟아 골치였던 환율이 이젠 알아서 떨어져주니 이보다 더 고마울 수 없다.

그러나 대규모 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에 '주마가편'(走馬加鞭)할 생각은 아직 없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4.6원 떨어진 1325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1477원) 이후 9거래일 간 무려 152원(10.3%)이나 떨어졌다. 9일 동안 단 하루(12일)만 빼고 연일 하락했다.

최근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 유입 등으로 은행들끼리 달러화를 빌리는 외화자금시장의 '달러 기근' 현상이 크게 개선된 가운데 전날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까지 목표금리를 '제로' 수준으로 내리면서 환율 하락에 힘을 보탰다.

시장에서는 환율 하락 추세가 완연한 지금 정부가 대규모 개입에 나설 경우 환율을 손쉽게 1200원대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의 외화부채 평가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말 결산을 앞두고 정부가 환율을 1200원선까지 끌어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개입을 통해 환율을 억지로 더욱 끌어내릴 필요까지는 없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환율의 하락 기조가 이미 정착되고 있다"며 "굳이 무리해서 추가 급락을 유도할 필요까지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서 스스로 적당한 수준을 찾아가야 유지가능할뿐 아니라 이후 환율을 안정시키는데 추가적인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며 "정부는 외화자금시장 안정 등을 통해 환율이 떨어질 수 있는 여건만 조성하면 된다"고 밝혔다.

당장은 나서지 않고 지켜보면서 시장의 자율적인 환율 하락을 즐기겠다는 얘기다. 외환보유액을 축내는 것도 부담이지만, "정부가 기업 실적을 부풀리려고 환율을 움직였다"는 비판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최근 정부의 개입은 미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외화자금시장이 충분히 안정된 만큼 불안심리에 따른 환율 왜곡도 거의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재정부 관계자는 "외환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며 "그러나 예전만큼 강도가 세지는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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