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액 풀 때… 1200원선 공략 가능"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8.12.17 16:42

적은 '실탄'으로 효과 가능… 당국자 "아직은 하락세 지켜볼 것"

-미국 ‘제로금리’.. 연내 마지막 글로벌 달러 약세 환경
-원/달러 환율 급락세 1320원선
-“적정환율 확보 기회.. 외환보유액 풀 때”


외환시장에서 "연말 적정 환율을 맞추기 위해 지금 외화보유액을 풀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환율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탄(외환보유액)을 적게 쓰며 큰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당국은 "환율을 끌어내릴 수 있는 좋은 시기지만,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정부의 한 당국자는 "향후 달러가 현재보다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과 이어 중국, 일본과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외환보유액 부족 우려를 잠재웠기 때문에 개입을 위한 조건이 형성됐지만 환율의 방향성이 구체화되지 않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수출업체도 적정 환율이 1200원 수준이라고 하고, 은행들도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때문에 환율하락을 원하고 있다"며 "지금은 적극적인 개입보다는 좀더 환율하락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환율 하락세가 보다 확실해져야 환율안정을 위한 비용이 적게 든다"며 "지금 당장 무리하게 개입하는 것보다 하락 여건 및 추세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정부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제로금리 수준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핵심 수단을 써 버렸기 때문에 향후 연말까지 달러가 약세를 보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달러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원/달러 환율이 이달 안에 반등을 시도할 것"이라며 "지금 개입해 환율 하향추세를 굳혀야 내년초 안정기조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 외환시장 관계자는 "내년 환율수준을 예상해 볼 때 1200원 선을 지금 확보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의 단기 외화자금 수요가 줄어든 것도 환율방어를 위한 기회가 된다는 지적이다. 서울외환시장에 달러 매수세가 크게 줄어들며 환율 상승압력을 크게 낮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전날 10억 달러 규모 3개월물 스와프 경쟁입찰을 실시했지만 이 가운데 5000만 달러만 낙찰됐다. 응찰액은 18억5000만 달러에 달했지만 외국환은행들이 금리를 낮게 적어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은행들의 외화자금 수요가 줄었다는 방증이다. 한은의 스와프 경쟁입찰은 올들어 총 9차례 실시됐고, 이 가운데 2차례를 제외하면 전액 낙찰됐다.

한편 16일(현지시간) FRB가 기준금리를 0%~0.2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하자 주요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급락세를 보였다. 1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25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2005억1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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