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 마이너스…환노출펀드 '반사이익'

머니위크 황숙혜 기자 | 2008.12.29 04:07

[머니위크 커버스토리]2008년 재테크 킹/ ⑤펀드

"올해 펀드 중에 '킹(King)'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나요. 오히려 기존의 킹마저 전멸해버린 한해였죠."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의 솔직한 발언이다. 사실 한해 수익률만 놓고 보면 2008년 펀드 농사는 두말할 것도 없는 흉작이다. 국내든 해외든 펀드시장에만 씨를 뿌린 투자자는 추운 겨울 보릿고개를 제대로 맛보게 될 처지다.

일부 운 좋게 열매를 맺은 펀드도 있다. 행운의 주인공은 환헤지를 하지 않은 해외주식형펀드다. 달러화와 엔화, 유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 폭락 양상을 보인 원화가 환 리스크에 노출된 펀드 투자자에게 어부지리를 가져다 준 셈이다.

◆원화 약세에 덕 본 펀드

국내외 증시 급락 속에 우울하게 출발한 2008년 펀드시장은 불완전판매에 대한 소송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모습이다. 펀드 투자자들을 '뿔나게' 한 주요인 중 한 가지가 환헤지다. 환율 하락에 대비해 환헤지를 한 역외펀드 투자자들이 예상과 달리 환율 상승으로 커다란 손실을 입은 것.

원화 약세가 해외주식형펀드 투자자들에게 독이 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환율 상승으로 덕을 본 펀드도 있다. 같은 상품을 환헤지와 환노출로 구분, 두개의 클래스로 운용한 펀드에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드러난다.

삼성운용의 '삼성당신을위한N재팬주식종류형'은 환헤지를 한 클래스에서 연초 대비 50% 내외의 손실이 발생한 반면 환리스크에 노출한 클래스는 손실폭이 6% 내외에 그쳤다. 프랭클린 템플턴의 일본펀드 역시 환헤지를 한 상품에서 연초 대비 51% 손실이 발생한 데 반해 환헤지를 하지 않은 상품의 손실은 7%로 명암이 엇갈렸다.

다른 지역에 투자한 해외주식형펀드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삼성운용의 라틴아메리카펀드는 환헤지를 한 경우 50%에 가까운 손실이 난 반면 환리스크에 노출한 펀드는 손실폭이 27% 내외에 그쳤다.

푸르덴셜운용의 유럽펀드에서도 환헤지 여부에 따라 손실폭이 23%포인트의 차이를 보였다. 대신운용의 지구온난화펀드와 삼성운용의 대체에너지펀드 역시 환헤지를 하지 않은 클래스의 손실폭이 환헤지 상품에 비해 20%포인트 가량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수진 제로인 애널리스트는 "원화가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보임에 따라 환헤지를 하지 않은 펀드가 커다란 반사이익을 얻었다"며 "환헤지 여부에 따라 클래스를 구분한 동일 펀드 이외에 중국A주나 홍콩H주 펀드 및 코덱스 차이나가 주가 하락에 비해 양호한 수익률을 올린 것도 원화 약세 효과"라고 설명했다.



◆삼성펀드 '선방', 러시아-베트남-중국 '못난이'

순자산 100억원 이상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연초 대비 수익을 낸 상품은 전무했다. 685개의 국내 주식형펀드가 평균 38%의 손실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그룹주 펀드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동양운용의 '동양모아드림삼성그룹주식1-A'가 연초 이후 26% 손실을 기록하고 한국운용의 삼성그룹주펀드가 27% 내외의 손실로 수익률 방어에 상대적인 우위를 나타냈다.

배당주펀드도 연초 이후 손실폭이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CS운용의 '프런티어배당한아름주식C1'이 30% 손실을 기록했고, 기은SG운용의 '그랑프리포커스배당주식'과 신영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주식'과 '프라임배당적립식주식', 한국운용의 '한국셀렉트배당주식' 등도 국내 주식형펀드의 평균치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해외주식형펀드도 한해 동안 수익을 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 순자산 100억원 이상 해외주식형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50%. 한해 동안 반토막이 난 셈이다.

환헤지를 하지 않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에 투자한 펀드와 금, 헬스케어 등 특정 섹터 펀드가 상대적으로 강한 방어력을 나타냈다. SH운용의 'SH골드파생상품1A'와 푸르덴셜운용의 '푸르덴셜글로벌헬스케어주식1A' 등이 환헤지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20~22%의 손실을 내는 데 그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올해 해외주식형펀드 중 대표적인 '못난이'는 러시아와 베트남 및 중국 관련 펀드로 나타났다. JP모간과 우리CS운용의 러시아펀드가 연초 대비 각각 81%, 71%에 달하는 손실을 냈고, 미래에셋의 베트남-중국펀드 역시 70%에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다.




◆절대수익추구형 '선방'

연초 이후 펀드 수익률을 유형별로 집계해보니 절대수익추구형이 주식형펀드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중립펀드가 연초 이후 6.7%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공모주하이일드와 채권알파가 각각 1.79%, 0.16% 수익을 냈다.

채권형펀드는 국내 투자 펀드가 3~8%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해외 투자 펀드는 글로벌(-2.94%)과 신흥국(-16.40%) 모두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형과 주식혼합형 모두 해외보다 국내 펀드의 손실폭이 작았고, 국가별로는 유럽(-40%)과 북미(-44%) 등 선진국이 러시아(-75%)와 인도(-51%)를 포함한 신흥국에 비해 양호했다.

베스트 클릭

  1. 1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2. 2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3. 3 '황재균과 이혼설' 지연, 결혼반지 뺐다…3개월 만에 유튜브 복귀
  4. 4 '日 노벨상 산실' 수석과학자…'다 버리고' 한국행 택한 까닭은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