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헬기서 돈 뿌린다'해도..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 2008.12.17 11:45

美 제로금리에 증시 '덤덤'...유동성함정이 유동성랠리 압도

머니 헬리콥터가 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정책금리를 '제로'로 내리면서 직접적인 자금 지원 의지를 강조하고 나섰다. 제로금리만으로는 막혀있는 돈의 흐름을 뚫기 힘들다고 판단, 돈이 필요한 곳에 헬리콥터를 타고 찾아가 돈을 뿌리겠다는 의지다. 경제학용어로 유동성 함정을 유동성 폭탄 무제한 투하로 뚫고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적극적인 통화정책에 증시는 상승으로 화답했다. 뉴욕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4.20%, 나스닥지수는 5.41%, S&P500지수는 5.14% 상승했다.

한국 증시 역시 FRB의 결정을 반기면서 시작했다. 코스피지수는 17일 개장초 2.6% 상승하며 1200선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1200은 말그대로 기대에 그쳤고, 이후 상승폭을 줄이면서 1170선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전날대비 상승은 하고 있지만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오전 11시20분 현재 전날보다 9.63포인트 상승한 1171.19를 기록중이다.

저가 매수를 노리는 개인들의 매수 이외에는 마땅한 매수세력이 없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도가 늘자 힘없이 상승폭을 줄이는 모습이다. 최근 약해진 증시의 체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향후 전망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에 투자주체들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고, 결국 베이시스에 좌우되는 프로그램 차익매매에 의해 지수가 흔들리는 것이다.

이시간 현재 코스피시장에서 투자주체들의 움직임을 보면 개인들은 1903억원 순매수인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를 중심으로 2218억원 순매도중이다. 외국인은 531억원 매수우위지만 거래규모가 매도 2612억원, 매수 3143억원으로 거의 움직임이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헬리콥터를 띄워 돈을 뿌리겠다고 할 정도로 시중에 자금 지원을 하겠다는데 전망을 확신하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헬리콥터에서 뿌려진 돈이 과연 내 손안에 들어오기까지, 적어도 내가 집을 수 있는 곳에 떨어질 때까지는 호재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심리 때문으로 해석된다. 헬리콥터 머니가 아무리 내려도 유동성함정이라는 블랙홀에 흡수돼 부양효과가 당장 가시화되기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게다가 이제 정책도 나올만큼 다 나온 것으로 판단되면서 새로운 정책 이슈가 아닌 기존 정책들의 효과를 기다려야 하는 시점이 된 것이다.

경기에 대한 우려와 정책에 대한 기대 사이의 갈등, 유동성 랠리와 유동성 함정으로 나뉘는 전망, 펀더멘탈과 센티멘탈의 괴리 등이 투자자들의 행동반경을 극도로 좁히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제로금리 상황이 장기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양적완화 정책이 의도한 경기회복과 금융위기를 해소시켜 줄 것인가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 일본이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했음에도 불구하고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벗어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사례를 감안할 때 양적완화 정책의 실효성를 속단하기는 힘든 상황"이라고 내다 봤다.

특히 유동성이 이미 과도하게 풀려있는 상황에서 막대한 통화증발의 부작용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박 연구원은 "제로금리와 더불어 11월 소비자물가 급락에서처럼 장기국채 금리의 하락기대감을 높일 수 있어 미국내 자금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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