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금리인하 부작용…'달러 절하' 우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17 08:47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사실상 '제로 금리' 시대를 선언하면서, 최근 강세를 보였던 달러화 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6일 FRB가 기준 금리를 0%~0.25%로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한 직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는 유로화 및 엔화 대비 급락했다.

'달러 랠리'에 종언을 고하는 이날 급락은 단지 시작에 불과할 수도 있다. 지난 10월 FRB가 금리를 1%로 낮췄을 때도 유로화가 달러 대비 10% 이상 가치가 급등했던 전례도 있다.

이 기간 미국 정부는 경제살리기를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더 많은 달러를 찍어낼 것임을 드러냈다. GM, 크라이슬러 등 자동차 '빅3'에 대한 구제금융을 비롯해 앞으로 추진할 경기부양책도 부담이다.

지난해부터 달러 대비 사상 초유의 강세행진을 벌였던 유로화는 지난 7월 1유로당 1.6038달러까지 가치가 상승한 뒤, 고점 대비 12% 가량 하락한 상태다. 월가는 과연 달러화 가치가 다시 사상 최저로 하락할 것인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외환거래사이트 포렉스닷컴의 브라이언 돌란 투자전략가는 달러/유로 환율의 적정선을 1.35~1.40달러로 제시했다. 그는 "유로화 강세가 더 지속돼 달러/유로 환율이 1.4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면서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하 속도를 조절하는 동안 미국은 더 빠른 속도로 금리를 낮추고 부양책을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ECB가 금리를 동결할 경우 달러/유로 환율이 1.5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CMC마켓의 아쉬라프 라이디 수석 투자전략가는 "ECB의 결정에 따라 달러화에 대한 절하 압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보다 더 안전해 보인다는 이유 때문에 지난 여름이후 달러화의 '랠리'가 이어졌으나 미국의 경제지표들이 한층 더 악화되면서 곧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브라이언 돌란은 "지난 몇달간 달러화 강세를 이끈 요인들은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며 "이제 달러화 가치는 미국경제가 얼마나 더 악화될 것인지를 반영해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값(금리)이면 엔화로…弱달러 부작용도 우려
엔/달러 환율도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엔화 가치는 10월말 이후 달러화 대비 23% 올랐을 뿐만 아니라 유로화에 비해서도 2% 가량 상승했다.

아쉬라프 라이디는 "미국과 일본의 금리가 거의 같은 수준이 됐지만 달러보다는 엔화가 더 안전해 보인다"며 "일본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규모가 미국에 비해 훨씬 더 낮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달러화 약세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GE, 코카콜라 등 다국적 기업들은 이득을 취할 수 있겠지만 금, 석유 등 상품가격의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바람만 100번 피운 남편…이혼 말고 졸혼하자더니 되레 아내 불륜녀 만든 사연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