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증시, '제로금리 랠리'...일제 폭등

뉴욕=김준형 특파원 | 2008.12.17 06:58

[뉴욕마감]연준 금리 0∼0.25%로 하향..금융주 중심 폭등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연방기금 금리를 0∼0.25%로 하향, 사실상 '제로금리'시대를 열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폭등했다.

1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359.61포인트(4.20%) 오른 8924.14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81.55포인트(5.41%) 오른 1589.89를 기록했다. S&P500 역시 44.61포인트(5.14%) 폭등한 913.18로 장을 마쳤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와 신규주택착공건수 등 경기지표가 침체 우려감을 더했지만 금리인하 기대감으로 뉴욕 증시는 상승세로 출발했다.

연준의 금리결정이 임박하면서 다우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오르는 등 뉴욕 증시 3대 지수는 강세를 유지했다. 오후 2시15분 연준이 금리 인하를 발표한 직후 상승폭이 급격히 확대된 끝에 장중 최고치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연준은 이날 기존 1%이던 목표금리를 0∼0.25%로 하향 조정했다. 이는 1954년 연준이 지표금리 제도를 도입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사실상 '제로(0)금리'시대를 연 것이다. 애널리스트들은 0.5%포인트 금리인하를 예상했었다.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과 물가안정을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지속적으로 공급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FOMC는 취약한 경제상황이 당분간 예외적으로 낮은 수준의 기준금리 수준을 보장할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금융주, 금리인하 최대 수혜

다우 지수 구성 30종목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업종별로는 금융주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제로금리 시대로 인한 금융시장 회복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작용했다.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소비관련주 및 제조업 주식도 강세를 보였다.

씨티그룹이 10.8%, J.P모간이 13% 폭등했다.
골드만삭스 역시 1999년 상장 이후 첫 분기 손실을 기록했지만, 투자심리는 금리 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에 기대를 더 걸면서 주가가 14.4% 폭등했다.

세계 최대 다국적기업 제너럴 일렉트릭은 앞으로 분기 실적 전망치를 밝히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내년에도 배당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5.7% 올랐다.

미 최대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의 주가는 17.9% 급등했다. 베스트바이는 3분기 순익이 77% 급감했다고 밝혔지만, 자본 지출을 삭감하고 감원에 나서는 등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 유가 하락 반전..달러 급락

미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수요감소 우려가 감산 전망을 압도하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91센트 하락한 배럴당 43.60달러로 마감했다.

장 마감후 전자거래에서는 42달러대로 떨어지는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전망으로 오전중 46달러 이상으로 상승했지만 연준의 금리발표 직후 하락폭이 확산됐다.

연준은 금리인하 배경 설명을 통해 "고용시장이 악화되고 소비지출, 산업생산이 위축됐으며 금융시장 위축과 신용경색이 지속되고 있다"고 비관적인 경제진단을 내놓았다.

달러화 가치는 급락했다.

오후 4시19분 현재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인덱스는 전날에 비해 2.7% 급락한 80.01을 기록했다.

달러/유로 환율은 1.4097달러로 전날의 1.3792달러 대비 급등(달러가치 급락)했다.
엔/달러 환율은 연준의 금리인하 발표 직전 90.09엔에서 88.92엔으로 하락(엔화가치 상승)했다.

CMC마켓의 시장 전략가 아쉬라프 라이디는 "연준의 금리인하로 달러 수익률이 더욱 급락할 것"이라며 당분간 시장추세에 따르는 투기적 매도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발표된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된 점도 달러 약세에 영향을 미쳤다.

◇ 지표는 '최악'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최악의 쇼크 수준이었다.
11월 주택착공건수는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고,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대비 1.7% 하락, 1947년 물가 지표를 집계한 이후 사상 최대폭 떨어졌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핵심 CPI는 전월대비 변동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핵심 CPI가 전월대비 0.1%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CPI는 전년동기대비로는 1.1% 상승,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1.5% 상승에 못미쳤다. 핵심 CPI도 전년동기대비 2% 상승, 예상치 2.1% 보다 낮았다.

미국의 11월 주택착공건수는 전달보다 18.9% 감소한 연율 62만5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정부가 통계를 집계한 1959년 이후 최저치다. 주택착공건수는 월가 예상치인 73만6000채를 하회하는 것이다.

미래 건설 경기를 반영하는 11월 건축 허가 건수 역시 예상치인 70만채에 크게 못미치는 61만6000채에 그쳤다. 전월대비 15.6% 감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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