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3%" 정부의 희망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2.16 12:00
정부가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치로 3%를 내놨다. 기존 전망치(5%)보다 2%포인트 내렸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은행과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 2%보다는 1%포인트나 높다.

재정지출 확대를 통해 설비투자 등에서 상당한 내수부양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정부의 기대다. 그러나 경기가 얼어붙을수록 재정정책의 효과도 떨어진다는 점에서 지나친 낙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16일 '2009년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 목표치를 '3% 내외'로 제시했다. 한은의 전망치 2%와 비교하면 1%포인트 더 좋게 본 셈이다.

차이는 내수에 있다. 한은은 내년 설비투자가 3.8%나 감소할 것으로 봤지만, 정부는 2% 내외 줄어드는데 그칠 것으로 기대했다. 민간소비는 한은이 0.8% 증가를 예상했고, 정부는 1% 내외를 전망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은의 전망치와 비교할 때 차이가 생각보다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의 경우 1%대 후반 감소하는데 그치고, 민간소비는 1%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는 얘기다.

정부가 믿는 것은 재정지출이다. 지난 14일 국회를 통과한 '2009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따르면 내년 재정적자는 24조8000억원에 달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2.4%. 올해 1.1%에 비해 2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이 만큼이 고스란히 내수를 떠받치는데 기여한다.


반면 정부는 경상수지 흑자 폭은 한은보다 적게 봤다. 내수를 좋게 본 만큼 수입을 많게 잡은 결과다. 한은은 내년 경상수지 흑자를 220억달러로 예상했지만, 정부는 100억달러 이상으로 전망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수 쪽은 정부가 더 좋게, 대외 쪽으로는 한은이 좀 더 좋게 봤다"며 "재정지출에 따른 내수부양 효과를 보는 시각에서 차이가 난 것"이라고 말해다.

그러나 경기가 가라앉을수록 통화 유통속도도 떨어짐에 따라 재정지출을 통한 경기부양 효과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육동한 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건강한 사람에게 주사를 놓으면 효과가 좋지만, 건강이 나쁘면 같은 용량의 주사를 넣어도 반응이 떨어질 것처럼 정상적일 때보다 정책 효과가 발현되기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정부의 낙관에는 내년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바닥을 치고 회복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섞여 있다. 육 국장은 "정부의 경기활성화 노력이 성과를 낸다면 내년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4% 내외로 회복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내놓은 내년 성장률 목표치 3%는 전망치보다는 기대치에 더 가까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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