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내년 고용, 상상할 수 없을 정도"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 2008.12.16 10:37

이수영 경총 회장 "비정규직 제도 개선으로 고용 확대해야"

"내년을 어떻게 헤쳐갈지…"

경제단체 수장의 한숨은 깊었다. "지금 중요한 건 무엇보다 고용증가"라는 '마땅한' 얘기도 새삼 강조됐다.

15일 저녁 서울 종로에서 열린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출입기자단 송년회의 화제는 단연 내년 경기전망이었다. 이수영 경총 회장은 이날 "고용이 불안하면 다른 경제부문으로 불안이 이어지고 결코 안정을 찾을 수 없다"며 고용문제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당장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도마에 올랐다. 이 회장은 "비정규직법이 정규직 전환법으로 혼동되고 있다"며 "정규직 전환시점인 2년을 더 연장하든지 무기한으로 하든지 기간을 따지지 말고 고용 자체를 늘리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비정규직은 고용유연성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 만큼 기업이 다른 근로조건이나 처우는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0년 시행 예정인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문제도 빠지지 않았다. 이 회장과 경총 관계자들은 "노조전임자 임금을 회사가 지급하니 전임자 숫자만 자꾸 많아지고 이를 둘러싼 불필요한 노사갈등이 빚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복수노조를 인정하더라도 창구는 반드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잇따랐다.

이 회장은 "관련 사항을 노동단체와 물밑 대화로 협의 중"이라면서 "불황극복을 위한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으니 이번에는 법안을 꼭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 동안 여기저기서 오고 간 대화에서도 우울한 전망이 묻어났다. 경총 한 관계자는 "지금은 발등에 불 떨어진 정도가 아니라 머리 위로 불벼락이 쏟아지는 때"라고 비유했다. 어떤 참석자는 "이제는 고용의 질을 따질 때가 아니라 어디든 일자리가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테이블 사이로 건네는 농담도 고용 문제를 담았다. 참석자들은 "그쪽은 퇴직금 중간정산도 했으니 언제 나가도 되겠네"식의 유머로 어두운 체감경기를 달랬다.

내년은 과연 어렵다. 최근 한국은행이 내놓은 내년 한국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 국내외 다른 기관들은 1%대까지 낮추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이너스'가 안 나오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사용자들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희생을 노동자들에게 떠 넘기려 한다"는 노동계의 주장과 "내년 고용사정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워질 것인데 우리 노동관계법은 노동자에게만 유리하게 돼 있다"는 경총의 입장 중 어느 하나가 완전히 옳을 수는 없다.

다만 유례없는 위기상황을 맞아 고용문제를 둘러싼 각 경제주체들이 극단적 충돌의 '구태'만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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