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주류 직원들은 무엇보다 새 주인의 향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주류의 안방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고용승계와 급여조정 등 첨예한 문제들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두산주류 직원들은 지난 2006년 두산 식품사업 부문을 대상그룹에 매각했던 전례를 떠올리며 자신들의 앞날을 저울질하고 있다. 당시 종가집김치로 잘 알려진 두산식품이 대상그룹에 매각된 뒤 두산식품 직원들의 급여는 대상그룹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이에따라 두산주류가 롯데칠성음료에 매각될 경우 롯데그룹 수준으로 급여가 줄지 않겠느냐는 진단도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해도 연봉삭감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모펀드는 3∼5년동안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재매각하는 수순을 밟기 때문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건비 절감 등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급여가 줄어드는 것보다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더 걱정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두산주류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 기업매각시 일정기간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약속받을 것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며 "임원들은 새 주인이 오면 거의 물갈이를 당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들은 이에따라 내심 사모펀드가 새 주인으로 들어오기를 원한다. 지난 11월 두산테크팩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넘어갔지만 3년 고용보장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모펀드가 인수해도 비영업직은 언제든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두산주류의 속성상 생산라인을 늘리지 않는 매출증진에는 한계가 있어 수익성을 높이려면 마른 수건을 짜는 구조조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특히 사모펀드가 인수한다고 해도 3~5년후 또다시 기업매각이 단행될 수 있어 '악몽의 되풀이'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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