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주류 새주인 선정 초읽기..애타는 직원들

머니투데이 원종태 기자 | 2008.12.16 09:40

감원태풍 급여삭감 몰아칠까 노심초사..."일손 안잡힌다" 한숨

기업매각 수순을 밟고 있는 두산주류 직원들은 요즘 일손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한다. 연말 대목을 맞아 주력상품인 '처음처럼'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두산주류가 조만간 희망퇴직을 단행할 것이라는 소문도 횡행한다.

두산주류 직원들은 무엇보다 새 주인의 향배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두산주류의 안방을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고용승계와 급여조정 등 첨예한 문제들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두산주류 직원들은 지난 2006년 두산 식품사업 부문을 대상그룹에 매각했던 전례를 떠올리며 자신들의 앞날을 저울질하고 있다. 당시 종가집김치로 잘 알려진 두산식품이 대상그룹에 매각된 뒤 두산식품 직원들의 급여는 대상그룹 수준으로 하향 조정된 바 있다. 이에따라 두산주류가 롯데칠성음료에 매각될 경우 롯데그룹 수준으로 급여가 줄지 않겠느냐는 진단도 나온다.

일부 직원들은 사모펀드가 기업을 인수해도 연봉삭감은 피할 수 없는 대세로 받아들이고 있다. 사모펀드는 3∼5년동안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려 재매각하는 수순을 밟기 때문에 수익성 제고를 위해 인건비 절감 등의 대책을 내놓을 수 있다.

급여가 줄어드는 것보다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않는 상황을 더 걱정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두산주류의 한 관계자는 "그룹에서 기업매각시 일정기간 직원들의 고용보장을 약속받을 것이라고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아무도 모르지 않느냐"며 "임원들은 새 주인이 오면 거의 물갈이를 당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고 밝혔다.


일부 직원들은 이에따라 내심 사모펀드가 새 주인으로 들어오기를 원한다. 지난 11월 두산테크팩이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넘어갔지만 3년 고용보장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사모펀드가 인수해도 비영업직은 언제든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두산주류의 속성상 생산라인을 늘리지 않는 매출증진에는 한계가 있어 수익성을 높이려면 마른 수건을 짜는 구조조정 외에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직원들은 특히 사모펀드가 인수한다고 해도 3~5년후 또다시 기업매각이 단행될 수 있어 '악몽의 되풀이'를 걱정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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