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민심이 심상치 않다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08.12.15 15:58

부호들 서민정서 무시한 행태 반복… 증시폭락·실업 인한 민심이반 가속 우려

13억 중국 인민들의 민심이 심상치 않다. 올해 주가가 고점대비 70% 폭락하고 내년 디플레이션 가능성마저 거론되는 가운데 경제적 기반을 잃은 인민들이 사회불안을 야기할 만큼 급증하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중국 대표 기업 오너들의 서민정서를 고려치 않은 행태가 이어지며 그렇지 않아도 성난 민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 동안 수많은 공익사업으로 신뢰를 쌓아온 중국 최대 부동산업체 완커(萬科)는 올해 결정적으로 사회로부터 신망을 잃게 됐다. 완커의 왕스(王石) 사장은 최근 쓰촨성 대지진 피해와 관련 서민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는 발언을 되풀이 했다. 그는 쓰촨성 지진을 전후하여 "지진 피해 구제금으로 기업들이 내야 할 돈은 200만위안(약4억원)이면 충분하다" "자선사업은 기업의 몫이 아니다"고 말해 물의를 샀다.

멜라민 파동으로 올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중국 최대 우유업체 멍뉴의 뉴근셩(牛根生) 회장에 대한 여론도 좋지 않다. 뉴근셩 회장은 멍뉴가 외국 기업에 매각될 수 있다는 민족주의를 내세워 다른 중국 기업에서 자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미는 중국 최대 부호인 황광위(黃光裕) 궈메이그룹 회장의 착복 사건이었다. 황회장은 올해 3월과 4월 싼렌사와 중관춘의 최대 주주 자리에 오르며 700억위안(102억달러) 가량 내부자 거래를 한 혐의로 공안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있다.


부호들의 지각없는 행동에 대한 분노는 인터넷상에 바로 표출돼 나타났다.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들은 왕스 사장의 발언 이후 부호들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급등했다고 전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수없이 높은 고지를 점령했겠지만 마음은 문지방보다도 낮다" "서민들의 생활을 단 하루라도 체험해 보게 해야 한다"라며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

이는 최근 시위로 번질 만큼 악화된 서민 정서와 결합해 심각한 사회 불안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 상반기까지 일부 지역에서 간헐적으로 발생하던 대규모 시위는 하반기 들어 실업률이 상승하며 광둥성, 하이난성, 베이징 등 중국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원이 이달 초 발표한 경제청서에 따르면 올 연말 100만명, 내년에는 592만명의 대학생 졸업자가 취업을 하지 못할 정도로 중국의 고용시장은 심각하게 냉각되고 있다.

증시 폭락에 따른 민심 이반도 불안요소다. 중국 증시는 올해 고점대비 70% 가까이 폭락했다. 뉴욕타임스 등 서방 언론은 올 상반기 연일 증시가 추락해 개인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봤지만 당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1억5000만명에 이르는 중국 소액 투자자들의 불만이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거래세 추가 인하나 증시부양기금 조성 등에 대한 루머만 돌고 있을뿐 실질적 증시 부양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어 개인투자자들의 불만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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