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 등산복 등 불황 속 인기 상품들

머니투데이 박창욱 기자 | 2008.12.15 09:34

현대百, 올 인기상품 소비 트렌드 정리

불황의 여파로 소비심리가 얼어붙은 가운데, 그래도 사람들의 인기를 끈 상품들이 있다. 현대백화점은 15일 올 한해 매출신장률, 화제성, 신규고객 집객 등에서 주목받은 매장 및 소비트랜드를 정리했다.

◇불황을 비웃는 시계 =올해 현대백화점의 상품군별 매출 신장률에서 시계는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고가의 명품시계에서 중고가 패션시계까지 모두 잘 팔렸다. 오메가, 로렉스 등 명품시계 매출은 올들어 11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2% 신장했고, 패션시계나 론진, 라도 등 중고가 시계의 매출도 43% 늘었다.

시계가 잘되는 이유는 패션에 눈을 뜬 남성들이 가장 선호하는 액세서리 품목으로 자리잡았고, 이들 수요가 소득수준별로 명품시계에서 준명품급 중고가시계 그리고 패션시계까지 다양한 시장을 형성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용적인 혼수용품으로 보석대신 유명 시계를 선호하는 현상도 한 몫했다.

최정규 현대백화점 명품바이어는 “명품시계는 보석류와 함께 경기영향을 가장 덜 받는 소득 최상위층의 쇼핑품목으로 불황에 영향을 덜받는다“고 설명했다.

◇불황에도 등산복은 '야호!'=전반적인 매출 침체속에서도 등산복 등 아웃도어 관련 상품의 매출 신장세는 올해 내내 꾸준했다. 특히 다양한 아웃도어 용품을 모아파는 편집매장이 두자리수 매출 신장율을 기록했다.

각종 불황 관련 소식에 '산이나 가자'는 심리가 확산됐고 등산복이 패션 및 운동욕구를 동시에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소비 상품으로 떠올랐다는 점이 매출 호조의 이유다. 특히 색깔을 중시하는 디자인이 많아지면서 여성 소비자들까지 신규 고객으로 가세했다.

◇옷대신 오래쓰는 잡화가 좋다=불경기로 의류의 소비지출을 줄이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패션 감각을 높힐 수 있는 작은 소품 액세서리류를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었다.

백화점들도 고급 잡화 브랜드를 구입할 수 있는 편집매장을 구성하거나 패션브랜드에서도 우산, 지갑 등 의류에 부담감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톡톡 튀는 패션잡화 상품 비중을 늘렸다.

스타킹 품목에서는 ‘스타킹계의 루이비통’으로 불리는 포갈(스위스), 저브(프랑스), 에밀리오 까발리니(이태리), 폴케(독일), 오로부르(이태리) 등 유럽 브랜드를 국내 처음으로 선보였다.


기존 국산 상품에 비해 최대 6배까지 비싸지만 월평균 500여명이 구입할 정도의 인기매장으로 자리잡았다. 스타킹 가격으론 비싸지만 차별화된 패션 아이템으로는 합리적인 가격대라는 것이 인기비결.

오지영 스타킹바이어는 “전반적인 의류매출 하락세속에서도 스타킹 등 최소한의 지출로 고급스런 패션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는 스몰럭셔리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신상맘(Mom)’의 마음을 잡아라=유아동 관련 상품에선 '신상맘' 관련 매장이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신상맘이란 저출산 시대를 맞아 단순히 좋은 것보다 해외에서 유행하는 인기 신상품을 최대한 빨리 구매하려는 엄마 고객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수입유아동복 편집매장의 올들어 11월까지 매출은 65%나 신장했다. 그동안 해외구매대행 사이트, 해외 지인을 통해 구입하던 신상맘들이 몰리면서 월평균 매출 1억 3000만원 가량을 올리며 아동복매장의 효자 매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프리미엄 한우, 美쇠고기 무풍지대!=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로 올 한해 온 나라가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화식한우, 제주흑한우, 유기농한우 등 프리미엄 한우는 올 11월까지 30% 가량 매출이 증가했다. 한우 전체 매출이 4% 증가에 그친 것과 대조적인 현상.

화식한우는 한달 출하량이 30마리 가량으로 한정되어 있고,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의 경우 3일에 한번 꼴로 화식한우 1마리가 들어온다. 올 초까지만 해도 1마리 분량을 3일에 걸쳐 판매했지만 올 하반기에는 들여온 지 1∼2일 사이에 판매를 끝내고 있다.

프리미엄 한우 수요가 증가한 것은 고객들에게 신뢰를 제공하기 위한 업계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산 농가 방문 이벤트와 더불어 지난 7월부터는 한우 유전자 검사 결과를 사진과 함께 1주 1회씩 게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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