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반등이 10월과 다른 2가지 이유

박문환(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 | 2008.12.15 07:20

[샤프슈터의 증시 제대로 읽기]<15>옥녀봉 정상의 소나무(1)

편집자주 | 샤프슈터. 동양종금증권 강남프라임지점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문환(43) 팀장의 필명입니다. 주식시장의 맥을 정확히 짚고, 가급적 손해보지 않으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내고 있는 그의 투자 원칙과 성과에 따라 붙여진 필명이지요. 한국경제TV(와우TV)에서 10여년 동안 출연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투자정보를 제공했던 샤프슈터 박문환 팀장이 매주 월요일 개장전에 머니투데이 독자를 찾아갑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뜨거운 환영과 관심을 부탁드립니다.<편집자>

지난주에는 제법 반등을 주었지만 영 미덥지 못하다. 또 떨어질까봐 두렵다.
지난 10월에도 반등을 주었다가 다시 저점으로 추락을 했었기 때문이다.

오늘은 시장에서 주는 메시지들을 분석해보자. 과연 지난 10월의 반등과는 어떤 점이 달라졌는지를 살펴보자.

첫 번째 단서...투기등급의 채권마저도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

금리는 주로 기대인플레이션과 위험프리미엄에 의해 금리가 결정이 된다고 봐도 될 것이다. 장기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중요한 단서인데 미국에서 모기지 채권(MBS)에 대한 연준의 직매입 시사 이후에 장기금리가 현저하게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지난 10월의 반등과는 다른 점이다.

참으로 연준은 황금알을 낳아주는 거위를 가졌다. 이런 위기를 통해서 큰돈을 벌 수 있으니 말이다. 부러운 일이다.

최근에 미국의 단기 채권이 붐이다. 아예 없어서 못 팔 정도이다. 지난 10월에 이어 지난 주 목요일에도 3개 월물 TB(재무성 채권)의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전환되기도 했다. 그만큼 시중의 돈들이 단기 채권에 몰리고 있다.

금리가 0%라는 것은 아무리 채권을 발행해도 돈이 들지 않는다는 것을 말한다.
입찰 때마다 전체 물량의 3~4배의 자금이 몰린다고 하니 금리가 초저금리로 곤두박질치는 것은 두 말하면 잔소리다.

이렇게 조달 비용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돈으로 연준은 MBS와 장기채를 열심히 사고 있다. 위험하다고 하지만 어차피 MBS는 주택이 담보가 되어 있고 또한 채권이라는 것은 현재의 가치에 위험이 반영되어 있으니 손해 볼 일은 아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0%로 조달해서 5%이상의 수익을 낼 수 있다면 이건 땅 짚고 헤엄치기다.

먼저 연준이 어떻게 해서 봉이 김선달처럼 원가가 들어가지 않는 장사를 할 수 있었는지부터 살펴보자.

그건 당연히 무차별하게 덤벼드는 단기 자금들이 유독 TB 단기물에 모이기 때문인데 굳이 안전을 위해서라면 라이보도 상관이 없다.

위험에 대한 게런티는 비슷한 수준인데 라이보 3개월물은 2%인데 반해 TB는 0%라면 뭐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된 것이다.

이렇듯 TB에 집착하는 이유는 아마도 다른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일 것이다.

지난 주 시장흐름 읽는 법에서 이미 일부 증명을 했었지만 TB로만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은 많은 채권 투자회사들이 연말 정산을 앞두고 자신들의 포트가 안전한 국채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공공연하게 보여주려는 것이 이유일 수 있다. 즉 고객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포트에 메이크업을 좀 하려는 시도가 연말에 집중되면서 미국 국채의 버블을 가져왔을 것이다.

지금 고객들이 생각하는 가장 우선순위는 수익보다는 안전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이다.

특히 채권에 투자하는 고객들의 성향은 대부분 나이가 많거나 혹은 이미 은퇴해서 Preservation 을 최우선순위로 두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시장이 어수선하고 GM이나 GE와 같은 굴지의 회사들도 위태로운 판에 어떤 채권인들 리스크가 없을 수 없다. 유일하게 리스크가 없는 국채에 투자하고 있다면 그나마 고객들은 안심을 할 수 있을테니 말이다.

채권투자회사의 입장에서 본다면 고객들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포트의 상당 부분을 국채로 채워 넣어야만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독특한 TB의 고평가 움직임은 연말이 지나면 다시 원위치 되면서 다소 평준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연준의 이런 남는 장사가 시장에 훈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단기금리로 발행을 한 돈으로 장기채를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꿈쩍도 하지 않았던 장기채 금리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건 상당히 반가운 일이다.

지난 과거를 돌이켜 보면 지금까지 장기금리가 하락을 시작해서 주가의 바닥이 오지 않은 적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대략 최근의 십여 년 동안의 흐름을 보면 TB 10년 물을 기준으로 3%가 깨지고 나서 얼마 가지 않아서 주가의 대 바닥이 왔었다. 현재 시점에서 미국 국채수익률은 6개월 물이 0.18%주변이고, 시장상황에 가장 민감하다는 2년물도 0.77% 주변에서 거래가 되고 있다.

장기물의 기준물인 TB 10년 물은 2.6%이다. 10년 물의 가격이 지난주에만 해도 3.2% 수준이었다면 최근 급하게 내려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형성되고 있는 장기 금리를 경험적 측면에서 본다면 이미 바닥은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가정해보자. 시장에 자금이 돌지 않았고, 그래서 연준은 양적 완화정책을 통해서 본원통화를 공급했고, 넘쳐나는 돈들이 어거지로 단기 국채에 집중되고 있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 돈들은 아직은 꼼짝 않고 있지만 만약 위험이 작아지게 된다면 0%의 수익률에 만족하고 계속 그곳에 머물러 있을까?

당연히 그럴 가능성은 없다. 아마도 그 단기 자금들은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찾을 것이다.

이들은 단지 파도(위험)가 잦아지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뿐이다. 만약 파도가 가라앉게 되고 본격적인 수익률 게임에 들어가게 된다면, 즉 통화승수효과로 이어질 경우에는 상당한 유동성의 확산효과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물론 빅3에 대한 지원문제와 또한 주말에 터졌던 대형 폰지사기극 등으로 인해 이번 주에도 결코 순탄치는 않겠지만 오래지 않아 시장의 위험이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보이기 시작한다면 미국채의 조정을 필두로 금융시장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이미 그런 조짐은 보이기 시작했다. MSCI 선진지수와 이머징 지수를 보면 최근에 이머징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최근 우리네 시장에서도 외인들이 연일 매수를 강화하고 있다.

좀 더 유심히 관찰해보면 매스컴은 연일 죽는 소리를 내고 있지만 사실 미국의 올해 11월까지의 본원통화 증가율은 무려 74%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어거지로 M2 증가율도 두 달째 상승 중이다. 필자가 금융시장에 들어와서 이렇게 까지 본원통화를 증가시킨 적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조금 심하게 말하면 미국은 돈을 마구 찍어내었다는 것이다. 인플레를 이기는 채권은 본질적으로 존재하기 어렵다.(TIPS 빼고)

아무리 위험을 기피한다고 하지만 본원통화를 찍어내겠다는데 시간이 가도 영원히 채권에만 자금이 머무를 수는 없을 것이다.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 각국은 통화정책, 금리정책, 재정정책을 모두 쏟아 붓고 있다. 금리도 추가로 내릴 전망인데, 최근 FFR 선물의 움직임을 보면 이번주 FOMC(16일 예정)에서 금리를 75BP나 내릴 확률이 80% 이상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의 악재가 이기는지 연준이 이기는지 끝장을 보려나보다.

우리 한국은행에서도 지난 주 목요일 의미심장한 말을 했었다.

통화수축의 중대한 경계선에 와 있기 때문에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수축을 막겠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구체적으로 덧붙여서 이성태 한은총재는 "재정정책을 사용하게 될 경우에는 세금을 더 확충해야 하고 이에 대한 국회의 동의 등 절차가 복잡해서 심각한 시간차가 있을 수 있지만 발권력은 이런 절차가 필요 없다"라고까지 말을 했다. 즉 여차하면 돈을 찍어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지난 주에는 영국에서도 양적 완화정책에 대한 가능성을 내비추었다.

이런 상황에서 드디어 시장이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위험프리미엄이 높아서 꼼짝 하지 않고 있던 투기채권(BB 등급 이하)의 수익률마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것은 시장이 정부의 의지에 반응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투기채권의 수익률이 작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은 위험이 작아지기 시작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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