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의 붕괴… 경제위기 어디까지 왔나

머니투데이 김경환 기자 | 2008.12.15 13:45

[연말기획-1]경제위기 긴급 진단

편집자주 | 2008년 세계 경제는 '금융대재앙의 해'로 일컬어질 만큼 격동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부실 사태에서 촉발된 신용경색 위기가 3월 베어스턴스 붕괴로 표면화한후 투자은행(IB) 모델로 대표되던 월가의 몰락으로 극적 전개됐다. 이제 월가를 넘어 메인스트리트로 전이된 위기는 글로벌 동반 침체의 암운을 더하고 있다. 보다 적극적인 국제공조와 각국의 대응없이는 신년 대공황이후 최악의 경제위기가 불가피한 현실이다. 머니투데이 국제경제부는 올해 화두를 '경제위기 어디까지 왔나?'로 선정하고 이를 8회에 걸쳐 집중 조명한다. 우선 전세계적 자산가치의 하락을 가져온 디레버리징의 단초가 된 버블의 형성 과정부터 짚어본다. 글 싣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자산 버블의 형성과 붕괴 2.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3. 금융위기로의 확산 4. 리먼브러더스의 파산과 투자은행의 몰락 5. 증시에 불어닥친 암운 6. 금융위기, 실물경제로의 전이 7. 전세계 경기부양책과 제로 금리 시대 8. 위기의 끝은?

미국의 주택 가격 하락세에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금융위기로 확대되더니 결국 전세계적인 동반 경기침체(Recession)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경제 위기 상황은 2차 세계 대전 이후 그 어떤 침체보다 큰 파급력을 갖고 있다. 일각에서는 1930년대 초반 대공황보다 오히려 더욱 가혹한 침체의 나락에 떨어질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물론 대공황 때와는 달리 많은 국가들이 공조를 통해 경기부양책, 금리 인하, 유동성 공급 등 공격적인 대처에 나서면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경제위기는 이 같은 적극적인 정부 정책에도 불구하고 실물경제로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확산되면서 점점 더 강도를 더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번 위기가 발생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바로 전세계적인 초저금리와 이에 따른 자산 가격의 거품의 형성과 붕괴가 위기의 시발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990년대까지는 한번도 기준금리를 3% 밑으로 내린 적이 없었다. 그러나 2000년 3월 정보기술(IT)주 거품이 꺼지고 2001년 9.11 테러가 터지면서 미국 경제가 깊은 수렁에 빠져들자 빠른 속도의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2000년 말까지 6.5%라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던 기준금리는 2003년 6월까지 1%로 낮아졌다. 그리고 FRB는 2004년 6월까지 1년간 1%라는 초저금리를 유지했다. 초저금리는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동반 현상이었다.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했던 일본도 2001년 3월부터 제로금리를 유지했고, 유로존의 기준금리도 4%대로 비교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처럼 글로벌 초저금리가 장기간동안 유지되면서 전세계는 유동성으로 넘쳐나기 시작했다. 돈을 빌리는데 드는 비용이 낮아졌기 때문에 너도 나도 돈을 빌려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자산에 투자하기 시작했고 시중에는 유동성이 넘쳐났다. 이른바 '레버리징의 전성기'가 됐다.

2003년 3월 이후 시작된 증시 활황, 부동산 시장 호황, 원자재 가격 동반 상승 등 자산 가격 거품은 초저금리에 따른 유동성 장세가 만든 작품이었다.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자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신용과 상관없는 주택 매입이 붐을 이뤘다.

금융권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모기지 대출을 바탕으로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을 만들어 자산 거품을 더욱 키우는 역할을 했다. 헤지펀드, 사모펀드 등 투기자본들도 차입(레버리지)을 통한 투기로 막대한 수익을 챙겼다. 월가의 탐욕은 더욱 커졌고, 전문가들조차 구조를 이해할 수 없는 많은 파생금융상품들이 탄생했다. 신용평가사들도 거품에 편성해 많은 증권에 'AAA' 등급을 남발했고, 거품과 위기를 키웠다.

자산거품이 심화되자 FRB는 2004년 6월 이후 금리 인상으로 돌아서며 과잉 유동성 흡수에 나섰다. 그러나 이미 부동산 거품이 발생한 상황에서 단행된 금리 인상은 금융시장에 내재된 상처를 곪아터지게 만드는 역효과로 작용했다.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올라가고 유동성이 급감하자 주택 시장에서는 2006년부터 파열음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부동산 대출 가운데 가장 취약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신용도가 낮은 사람들에 대한 고금리 모기지 대출)의 부실이 가장 먼저 터졌다. 금리는 오르는데 집값이 하락하면서 부동산 붐에 휩쓸려 서브프라임 모기지 대출을 통해 집을 샀던 경제적 취약 계층들이 금리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줄줄이 부도를 낸 것이다.

이는 곧바로 금융권 부실로 이어지며 경제 위기의 시발점이 됐다. 유동성 과잉에서 유발된 자산 거품과 붕괴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은 결국 세계경제 호황의 종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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