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대 금융사기꾼을 둘러싼 의혹들

머니투데이 홍혜영 기자 | 2008.12.14 16:12

투자 과정 등 불투명… 금융감독기관 책임론 제기

↑ 버나드 매도프
'희대의 금융 사기꾼' 버나드 매도프(70.사진)를 두고 갖가지 의혹이 일고 있다. 투자 과정이나 투자 피해 규모가 명확하지 않은 데다 어떻게 오랜 시간 들통 나지 않을 수 있었는지 의문스럽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감독 당국 역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매도프는 1960년 자신의 이름을 따 증권사 버나드매도프LLC를 설립했다. 올해 1월 기준으로 버나드매도프LLC가 관리 중인 자산은 약 171억 달러, 투자자는 11~25명으로 알려졌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 회사를 통한 사기 피해 규모가 최소 500억 달러일 것으로 추산했다.

14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500억 달러를 끌어모은 회사가 어떻게 올초 운용자금이 고작 171억 달러일 수 있는냐"며 "매도프의 투자 과정이나 사기 피해규모는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상태"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매도프 펀드는 투자자들에게 연 10% 수익을 약속했을 뿐, 다른 금융사기처럼 과도한 수익을 보장한다고 광고하지 않았다. 변동성을 조절하기 위해 파생상품에 투자됐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투자 비중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매도프는 그간 이른바 '폰지'(Ponzi)라는 사기 수법을 이용, 투자자들에게 이 같은 규모의 피해를 입힌 것으로 드러났다. '폰지'(Ponzi)는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유인한 뒤, 이후 투자자의 원금으로 이전 투자자의 수익을 지급하는 이른바 '다단계' 투자사기 수법이다.

이 신문은 "매도프 펀드가 폰지 수법으로 연 10% 수익을 보장하려면 매달 수억 달러를 조달해야 했을 것"이라며 "요즘 같은 시장 상황에서 이같은 돈을 끌어 모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간 많은 투자자들이 환매를 요구했다. 무엇보다 가장 의문스러운 점은 이같은 대규모 신용 사기가 오랜 시간 적발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FT는 이어 "매도프가 혼자 이 일을 벌였다고 해도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의무를 다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연방 검사였던 브래들리 시몬 시몬앤파트너스 변호사는 WSJ와 인터뷰에서 "만약 이번 사기가 수년간 진행됐다면 SEC가 왜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나스닥증권거래소 회장을 지낸 매도프는 SEC에 정책 조언을 해주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도프의 변호사인 댄 로위츠는 "매도프는 금융산업에서 오랜 시간 리더를 지냈다"며 "우리는 이같은 불행을 이겨내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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