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내주 '빅3' 구제책 확정할 듯

머니투데이 엄성원 기자 | 2008.12.13 17:46

(종합)TARP 자금 지원 방안 유력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에 대한 긴급 유동성 지원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 상원의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빅3' 구제법안 부결 이후 백악관과 재무부는 부실자산구제계획(TARP)를 통한 GM, 크라이슬러 긴급 유동성 지원을 타진하고 있다.

빅3 지원에 회의적이던 캐나다 정부도 GM, 포드 파산 후폭풍을 감안, 지원을 용인하는 쪽으로 입장을 바꿨다.

◇ 왜고너 등, 정부 핵심 인사와 물밑 협상

빠르면 다음주 초 정부의 GM, 크라이슬러 지원 내용이 확정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릭 왜고너 GM 최고경영자(CEO)와 크라이슬러 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의 창립자 스티븐 파인버그가 정부 핵심 인사들과 구제책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왜고너 CEO는 조슈아 볼튼 백악관 비서실장, 헨리 폴슨 재무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정부의 단기 유동성 지원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프리츠 헨더슨 GM 최고운영책임자(COO)도 대화에 참여했다.

전화 통화를 통해 양측은 이번 주말 레이 영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GM 임원진과 정부 실무진이 만나 보다 구체적인 지원방안에 대한 논의를 갖기로 합의했다.

파인버그 서버러스 창립자도 이날 정부측 인사들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 TARP 자금 지원이 가장 유력

미 정부는 일단 내년 1월6일 차기 의회 개원 때까지 GM과 크라이슬러가 버틸 수 있도록 최소한의 단기 유동성을 지원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정부 지원 방법으로는 7000억달러 규모의 부실자산구제계획(TARP) 중 일부를 GM과 크라이슬러에 투입하는 것이 가장 유력하다.

TARP로 GM과 크라이슬러를 일단 위기에서 구해낸 뒤 내년 1월 새 의회가 열리면 수정된 구제법안을 통과시키는 구상이다.

다나 페리노 백악관 대변인은 12일 "경제 상황이 정상적이었다면 우리는 회사의 운명은 시장이 결정하도록 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경기 악화를 고려해 정부는 필요하다면 자동차 업계의 붕괴를 막기위해 TARP를 사용하는 것을 포함한 다른 옵션들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브루클리 맥로글린 재무부 대변인도 "의회가 다시 소집돼 자동차 업체들의 장기 생존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할때까지 자동차 업체들의 파산을 방지 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해리 리드 의원은 다음달 민주당 의석이 훨씬 늘어난 새 의회가 개원된 뒤 구제안을 새로 통과시킬 의사를 밝혔다.

GM은 지원안이 부결된 다음날인 12일 내년 4분기 북미 지역 자동차 생산을 25만대 감축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생산능력의 30%가 가동중단 상태에 들어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11일 상원은 140억달러 규모의 GM, 포드, 크라이슬러미 등 자동차 3사 구제법안을 부결시켰다. 이에 따라 GM과 크라이슬러의 유동성 고갈에 따른 파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포드는 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동성 사정이 나은 편이다.

◇ 캐나다, 미국이 하면 우리도 한다

캐나다 정부는 미국 정부의 향후 대응을 지켜본 뒤 빅3 지원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토니 클레멘트 캐나다 산업장관은 13일 연방 정부와 온타리오 주정부가 극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자동차업계에 자금을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전했다.

클레멘트 장관은 하지만 캐나다측의 지원은 미국 정부가 먼저 자국 자동차업계 지원에 나설 때에만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클레멘트 장관은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다만 빅3의 캐나다 사업 규모를 감안, 지원 규모를 정하겠다고 말했다.

빅3의 캐나다 생산은 전체 북미 생산량의 20%선이다.

GM은 앞서 캐나다 정부에 이달 말까지 8억캐나다달러(6억4100만달러)의 긴급 유동성 지원과 다음 분기 16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신용공여(크레딧라인) 제공을 요청했다.

포드의 캐나다 자회사는 20억캐나다달러 규모의 신용공여를 요구했다. 포드는 하지만 이번 신용공여 요청이 예비적 성격의 것으로 제한했다.

크라이슬러는 캐나다 정부에 어느 정도의 지원을 요구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 최악의 상황도 준비 중

정부의 유동성 지원 가능성이 높아졌지만 GM과 크라이슬러는 여전히 파산보호 신청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를 버리지 않고 있다.

GM은 현재 리먼브러더스 청산 작업을 담당한 뉴욕의 법률사 왜일 고샬앤맨지스의 하비 밀러를 고용, 파산보호 신청 관련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조 조정 전문가로 알려진 제이 알릭스와 에버코어파트너스의 윌리암 렉코, 블랙스톤그룹의 아서 뉴먼 등도 GM의 파산보호 신청 검토작업에 참여했다.

크라이슬러는 상원 부결 직후 파산 전문 변호인단을 고용해 파산보호신청 준비에 들어가는갔다.

GM과 크라이슬러 경영진은 정부의 지원없인 내년 초 유동성 고갈이 불가피하며 이에 따라 정상적인 사업 운영이 불가능하다고 공언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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