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수혜' 명동, 日유명인 이코 초상권 잡음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08.12.14 13:50

뷰티전문가 이코씨 사진 무단사용으로 '시끌'… 사기계약 의문까지

↑ 초상권 침해 논란에도 불구하고 일본 뷰티 전문가 이코씨의 사진을 제품 홍보에 사용 중인 명동의 미샤 매장. 화장품 브랜드샵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이에 대해, "우리 매장을 방문했을 때 촬영 협조를 했고 사전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다.
평일 저녁 명동의 미샤 매장. 북새통을 이루는 매장에서는 한국어 대신 일본어만 귀에 들어온다. 얼핏 봐도 손님의 70% 이상은 일본인이다. 이렇다보니 매장 내 전시제품의 이름부터 설명까지 아예 일본어로 써 놨다.

30대로 보이는 한 일본 여성은 그 자리에서 2만원대 에센스 제품 종류를 5개 구입했다. 모두 10만원이 넘지만 예전에 비하면 절반가격이다. 엔화가 원화대비 워낙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명동 화장품 상권은 일본 고객을 잡는데 혈안이 돼 있다. 매장 직원들이 일본어로 고객을 응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본 여성들의 뷰티 트렌드를 좌지우지하는 일본의 뷰티 전문가인 이코씨의 사진을 전면에 내걸고 프로모션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한 업체가 이코씨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코씨의 초상권을 둘러싸고 잡음이 생겼다. 초상권 무단 침해 논란과 함께 사기 계약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

이코씨는 일본의 뷰티전문가로 특정 제품의 매출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업계에서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올해 일본의 한 TV방송에 출연해 비비크림 등 우리나라 화장품을 소개, 일본에서 비비크림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코씨의 얼굴을 명동 매장 전면에 내거는 건 일본 고객을 유혹하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지난달 이코씨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한 일본의 한 에이전시가 에이블씨엔씨, 더페이스샵, 한스킨, 에뛰드하우스 등에 이코씨의 사진을 쓰지 말아달라는 경고문을 발송하면서 '이코 마케팅'에 제동이 걸렸다.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사용한 명동의 탈렌트 코스매틱을 빼고 다른 업체들은 이코씨의 사진을 쓰지 말라는 것.

더페이스샵은 결국 매장 내 전시된 이코씨의 사진을 내렸다. 더페이스샵 명동 매장 직원은 "경고문 때문이라기보다는 신규 마케팅 차원에서 사진을 내렸다"고 밝혔다.


반면, 미샤 브랜드의 에이블씨엔씨는 아직도 명동 매장 입구와 매장 내에 이코씨의 사진을 이용해 프로모션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얼핏 보면 이코씨가 정식 모델이 아닐까 오해할 정도다.

에이블씨엔씨 측은 "우리뿐 아니라 에뛰드하우스도 사진을 쓰고 있다. 우리 매장을 방문했을 때 촬영협조를 했었고, 사전 양해도 구했다"고 말했다.

반면,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경고장을 보낸 대행사가 이코씨의 정식 에이전시가 아니라서 사실관계 확인 후 사진을 내리려 한다"고 밝혔다.

탈렌트 코스메틱 측이 이코씨의 에이전시라고 주장한 업체로부터 사기 계약을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관측이다. 탈렌트 코스메틱은 명동에서 20년 가까이 장사를 해온 화장품 가게로 단일 매장 매출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등 명동에서의 입지가 확고하다.

한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경고장을 보낸 주체가 이코씨의 정식 에이전시가 아니라해도 계약 없이 사진을 상업적으로 쓰는 것은 어쨌든 초상권 침해"라며 "최근 엔고 현상이 지속되면서 명동을 방문하는 일본 고객을 끌기 위해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3. 3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4. 4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