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채 훈풍…옥석가리기 조짐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 2008.12.12 17:04

[채권마감]은행채 금리↓…국민·우리銀 금리차 10bp

그간 얼어붙었던 은행채 매수 심리가 한국은행의 과감한 유동성 확대 정책으로 인해 되살아날 조짐이다.

한동안 뜸했던 은행채 발행이 속속 이뤄진데다 금리도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이날 체결된 금리는 은행별로 다소 차이를 보여 옥석가리기가 진행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12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1조원이 넘는 은행채가 발행됐고 금리는 전날에 비해 0.09~0.17%포인트까지 낮은 수준에서 체결됐다.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전일대비 0.06%포인트 하락 마감한 것과 비교하면 은행채의 투자매력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채 1년물 금리는 6.20%에 체결돼 전일 민간평가사의 마감호가 대비 0.16%나 떨어졌다. 만기 2년짜리 우리은행채 2000억원어치는 6.64%에 낙찰돼 전일보다 0.09%포인트 떨어졌다.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2년만기 산금채(1000억원)와 기업은행의 1년짜리 중금채(2000억원) 금리는 각각 5.62%와 5.50%에 거래돼 전일대비 0.34%포인트와 0.14%포인트 내려갔다.

은행채 강세속에 신용등급 'AAA'와 국고채 3년물 금리 차이인 은행채 스프레드는 2.75%포인트로 전날에 비해 0.26%포인트 축소됐다.

은행채에 대한 채권시장의 싸늘한 시선이 변화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런데 낙찰 금리를 보면 은행채간 차별화 현상이 엿보인다. 예컨대 이날 만기가 1년짜리인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채의 체결 금리는 0.10%포인트 차이 났다.


국민은행채 1년물은 6.20%였고, 우리은행채 1년물은 6.30%로 거래됐다. 만기와 신용등급이 같은 채권이 같은날 발행하더라도 시장상황에 따라 체결금리가 다를 수 있지만 이 정도 수준이면 큰 차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채권애널리스트는 "국민은행에 비해 채권시장이 우리은행의 불안감을 더 갖고 있는 것"이라며 "일부 금융회사의 회사채는 최근 발행이 종적을 감췄고 금리도 (신용등급이 같은)다른 곳보다 눈에 띄게 높은 수준에서 거래될 정도"라고 전했다.

하지만 하루치 금리만 놓고 은행채의 옥석가리기가 시작했다고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란 견해도 나온다.

한 시중은행 채권운용 관계자는 "일부 은행채는 기관투자자들이 미리 금리를 정해놓고 매수하기도 하는데다 당일 발행물량이 많으면 금리가 조금 차이나기 때문에 단순 비교하기엔 무리"라고 말했다.

본격적인 은행채의 매수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시각이 엇갈린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 대상 증권사를 12곳을 확대한 것은 증권사의 은행채 보유 물량을 RP로 매수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또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다음주부터 은행채를 매수할 경우 단기적으로 금리 하락폭이 가파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은행채 매입 가능성을 열어 놓았지만 실제로 매수에 나서려면 은행의 유동성이 더욱 악화된 걸 확인해야 한다"며 "은행의 부실자산 증가 가능성 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수 역시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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