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 "은행주, 당분간 관망만 하라"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8.12.12 14:15

자산건전성과 실적 악화 우려…내년 상반기까지 '어닝 쇼크' 전망

외국계 증권사들이 "당분간 은행주는 관망만 하라"며 매수를 말리고 나섰다. 디레버리징(부채축소)이 시작될 것이며, 앞으로 1~2분기의 실적에서 부정적인 '어닝 쇼크'가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당장의 호재는 아니라고 봤다. 효과가 발휘되려면 시간이 걸리며, 오히려 단기적으로는 마이너스 듀레이션 갭(예금과 대출의 만기 차이) 때문에 수익이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즉 금리가 하락할 경우 은행의 대출 이자율이 예금 이자율보다 더 빠르게 조정받아 은행들이 마진 압박을 받는다는 얘기다.

크레디트 스위스(CS)는 12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은행주가 반등하긴 했지만, 앞으로 3~6개월 동안은 관망만 하라"고 말했다. △자산 건전성 하락이 이제 막 시작됐고 △예상 못했던 우발적 채무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고 △모든 거시지표들이 깊고 넓게 내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CS는 "신용 비용이 오르고 비이자 수익이 줄어들 것"이라며 은행권의 2009년과 2010년의 순이익으로 각각 5조 3190억원과 7조 1420억원을 제시했다. 각각 기존 예상치보다 각각 38.3%와 21.8% 감소한 수치이다. 2009년의 전망치는 올해에 비해 33.5%가 줄어든 금액이다.

그러나 (1997년의) 아시아 금융위기에서 기록한 역사적 저점까지 내려갈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CS의 주장이다. 신용 위험이나 순이익 하강 위험이 그 정도는 아니라는 것. 또한 내년 2/4분기 안에 금융주가 반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씨티증권도 "여기서 좀 쉬어 가라"며 은행주 매입을 말렸다. 이들은 11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미국 시장의 안정되고 시장유동성 상태가 호전돼 (한국의) 은행 주가가 올랐지만, 반등은 이 지점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레버리징의 시작 △신용 주기가 하강으로 진입 △부동산 시장의 침체 등으로 은행주 주가가 오르기보다는 내려갈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이다.


씨티증권은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1%p 인하한 것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이긴 하지만 효과가 발휘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CD금리가 5.44%에서 4.75%로 가파르게 내려가긴 했지만, 회사채와 기업어음(CP)의 할인율은 서서히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반적인 유동성 상태가 아직 빠듯하기(tight) 때문이다.

씨티은행은 보다 방어적인 종목들이 유리할 때라며 신한지주삼성카드를 매수 추천했다. △자산관리에 강하고 △ 수익이 많고 △금리 인하로 더 큰 혜택을 보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강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신한지주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자본 운용의 유연성이 크다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다른 지주회사들은 지금 유상증자를 통해 계열사 은행에 자본을 주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CS는 신한지주에 대해 의견이 달랐다. 투자등급을 '시장수익률 상회'에서 '중립'으로 내리고, 목표가격을 5만원에서 4만3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또한 최선호주(top pick) 목록에서도 제외했다.

CS는 "신한지주가 성장도 하고 자산건전성도 높이고는 있지만 여러 분야에서 다른 회사들과의 차별성이 부족해졌다"고 평가했다. △대출 규모의 성장 △위험 자산에 대한 노출도 △우발적 채무와 자본규모 △비은행 자회사의 기대보다 낮은 실적 등을 그 예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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