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대한통운 지분 처치 곤란

더벨 현상경 기자 | 2008.12.12 11:21

[대한통운 투자금 회수]골드만삭스의 실패①

이 기사는 12월11일(09:07)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대한통운 M&A를 예상하고 지분을 보유했던 기관투자가 중 가장 드라마틱한 여정을 보냈던 골드만삭스가 수익확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까지도 금호아시아나 등에 대한통운 보유지분(10.73%)을 주당 15만원에 매입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다.

시장 관계자들은 골드만삭스의 이런 시도가 성공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 부실채권 투자로 막대한 수익을 거뒀던 골드만삭스의 명성이 대한통운 투자 실패로 금이 갈 것이란 평가마저 나온다.

골드만삭스와 대한통운의 '인연'은 동아건설 파산채권 공개매각이 실시된 지난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론스타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대한통운 최대주주가 되는 '행운'을 얻었다.

그해 1월 자산관리공사는 대한통운 대주주였던 동아건설의 파산채권(4조1000억원) 가운데 1조2000억원을 삼일회계법인을 매각주관사로 내세워 공개매각했다.

이 채권은 4개의 풀(별제권, 보증정리채권, 보증정리담보채권, 일반파산채권)로 구성됐다. 이중 대한통운이 보증을 선 보증정리채권은 1년뒤 대한통운 보통주로 전환이 가능했다. 이를 사면 곧바로 대한통운 지분 11.7%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될 수 있었던 것.

숱한 외국계 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이 입찰에 참여했지만 행운의 여신은 골드만삭스를 택했다.

가장 관심을 보였던 론스타는 동아건설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의 최대주주라는 점이 부각, 불공정논란으로 끝내 본입찰에 참여하지 못했다.

본입찰에서는 골드만삭스를 제치고 월드스타펀드(WSF)가 최고가액(6000억원)을 써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지만 계약금(입찰가액의 20%)를 못내 지위를 박탈당했다.


단 2680억원을 써낸 골드만삭스가 차선협상대상자로서 이 채권을 확보했다. 이 가운데 정리보증채권 인수에 쓰인 금액은 대략 780억원.



이때를 기점으로 골드만삭스의 대한통운에 대한 작업(?)은 본격화 됐다.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한통운 주식을 꾸준히 매입했다.

우선 계열사인 레스타무브(Restamove Ireland Limited)를 통해 2006년 4월(3.3%), 9월(1.96%), 10월(3.5%) 세 차례에 걸쳐 대한통운 지분을 사들였다. 주당매입가격은 8만5000원~8만8000원대. 당시 시가였던 7만원대 중반보다 20~30%나 높은 가격이었다. 이에 소요된 금액만 1200억원 가량이었다.

이듬해에도 골드만삭스의 러브콜은 이어졌다. 2007년 1월에는 역시 계열사인 트라이엄프Ⅱ인베스트먼트를 통해 총 5.4% 지분을 장내 매입했다. 당시 매입가격은 주당 10만원(총855억원)에 달했다.

이로써 골드만삭스는 결과적으로 2800억원을 쏟아 부어 대한통운 지분 25.96%을 확보했다.

다소 무모해 보이기까지 하는 골드만삭스의 투자는 예정된 대한통운 매각을 염두에 둔 것이었다. 즉 대한통운의 새 주인이 되려면 반드시 골드만삭스의 지분(구주)을 비싸게 사들여야 할 것이란 계산이 작용했다.

그러나 법원의 '기지'로 이런 골드만삭스의 꿈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됐다. 무려 150%(2400만주)의 증자안을 결정하면서 골드만삭스의 지분은 무용지물이 됐다.

신주를 인수하는 후보는 60%에 가까운 지분율을 갖게 되고 골드만의 지분율은 10%대로 떨어지기 때문.

골드만삭스는 항변했지만 채무자들의 권리는 인정하더라도 구주주들의 권리 보전은 인정하지 않는 게 법원 판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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