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일자리 사실상 정체…'실업대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2.12 11:09

한은, 내년 성장률 전망치 2.0% 제시

'실업대란'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내년 실질성장률이 2%에 그치는데 따른 것이다. 민간 연구소도 아니고 한국은행의 전망이 그렇다. 대개 성장률 2%는 일자리가 거의 늘어나지 않는 수준을 말한다.

한은은 내년 일자리 증가폭을 4만개로 예상했지만, 이 역시 전망일 뿐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은 12일 발표한 '2009년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제시했다. 외환위기 때였던 1998년(-6.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내년 상반기에는 0.6%로 0%대 성장에 그칠 것으로 한은은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줄고, 소비는 0%대 증가하고, 수출은 1%대 성장하는데 그친다는 전제에서 나온 수치다.

설비투자가 주는데 고용이 늘어나기 어렵다. 실제로 성장률 2%는 취업자 순증없이 달성되는 수준이다. 내년 일자리 신규 창출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한은은 일자리 증가폭이 올해 14만개에서 내년에는 4만개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인력운용이 극도로 보수화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그러나 이마저도 수출이 1%대 증가세를 이어간다는 가정에서 나온 것이다. 해외경기의 급랭으로 수출이 감소한다면 일자리 순증이 아예 없을 수도 있다. 이미 11월 수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8.3% 줄었다.


또 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 강도가 한은의 예상보다 거셀 가능성도 있다. 하이닉스는 이미 근속 1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방침을 정했다. 사실상 감산에 들어간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에서도 구조조정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은행과 공기업에는 이미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미 희망퇴직을 통해 190명을 내보냈고, 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국민은행과 농협 역시 각각 특별퇴직제, 희망퇴직제를 시행키로 했다. 한국전력과 그 발전자회사들은 인력을 약 10% 감축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기업들이 경기침체에 감원을 중심으로 대응할 경우 '가계소득 축소→소비부진→일자리 감소→가계소득 축소' 등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한편 중앙은행인 한은이 국내 연구기관 가운데 가장 낮은 2%의 성장률을 예상함에 따라 내년 성장률을 4%로 제시했던 정부도 전망치 하향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이기도 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 중"이라며 "만약 성장률 전망치가 조정된다면 이달 25일 이전으로 예정된 대통령 업무보고 때 함께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달 3일 내년도 수정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제시했다. 객관적으로는 3% 수준이지만, 재정지출 확대와 감세 등 정부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 성장률을 1%포인트 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러나 최근 세계경제 상황이 추가로 크게 악화됐고 한은마저 2% 성장을 예상한 상황에서 정부가 새로운 성장률 전망치로 3%대 중반 이상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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