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포인트]은행-건설주, 짧은 이별

머니투데이 김명룡 기자 | 2008.12.12 11:51
지겹도록 같이 붙어다니던 은행주와 건설주가 12일 상반된 주가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주변을 둘러싼 펀더멘털이 크게 변화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작별'이라기보단 '짧은 이별'정도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12일 오전 증시에서 은행주는 전날에 비해 4% 중반 하락한 반면 건설주는 2% 중반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주와 건설주의 주가는 같은 흐름을 보여왔다. 건설주가 흔들리면 은행주가 하한가를 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과민반응하기도 했다. 은행주는 또다른 건설주라는 수모를 겪었다. 건설업체와 은행은 부동산경기,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복잡하게 얽혀있고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부실화될 경우 곧바로 은행에 충격을 주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같은 위험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이날 은행주와 건설주의 디커플링은 국민은행 자사주 매각으로 표면화된 은행들의 자본축적움직임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은행들은 연말까지 BIS비율을 11~12%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국민은행 자사주 매각과 관련,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사주를 산 측은 다른 은행주를 매각하고 KB금융의 주식을 샀을 것"이라며 "이에 대한 매도물량이 은행업종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외국계 증권사에서 "은행주를 사지 말라"는 보고서를 내놓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자산건전성 하락은 이제 막 시작이라며 은행들의 어닝쇼크를 우려했다.


시장의 심리가 극도로 불안한 상황에서 자산 디플레에 대한 우려가 은행주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 애널리스트는 "갑자기 은행주를 급락시킬만한 펀더멘털의 변화는 없다"며 "최근 시장은 심리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에는 현상이 벌어지면 '이유를 찾는 시장'"이라는 말로 시장의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을 토로했다.

건설주의 상승에는 전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1%포인트 인하에 따른 긍정적 효과, 그리고 정부의 SOC(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4대강 유역개발사업, 새만금사업 등의 재료가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주가 전격적인 금리인하의 수헤를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기준금리가 인하 돼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역시 0.69% 내려가는 등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줄어들게 돼 주택경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상당히 설득력있는 접근이지만 주택경기가 나아질 가능성이 점쳐지는 시기는 아직 멀다. 조윤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늘 건설주의 상승은 심리적인 이유로 판단된다”며 “다만 중대형 건설사들이 대주단으로 가입하는 결론을 냈다는 소식은 건설사들의 위험요인이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주단 가입이 건설주에 긍정적인 측면으로만 작용할까. 대주단 가입을 앞으로 닥칠 구조조정 과정에서 안전판을 마련했다고 보는 것은 너무 순진한 발상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베스트 클릭

  1. 1 "네 남편이 나 사랑한대" 친구의 말…두 달 만에 끝난 '불같은' 사랑 [이혼챗봇]
  2. 2 노동교화형은 커녕…'신유빈과 셀카' 북한 탁구 선수들 '깜짝근황'
  3. 3 '6만원→1만6천원' 주가 뚝…잘나가던 이 회사에 무슨 일이
  4. 4 "바닥엔 바퀴벌레 수천마리…죽은 개들 쏟아져" 가정집서 무슨 일이
  5. 5 "곽튜브가 친구 물건 훔쳐" 학폭 이유 반전(?)…동창 폭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