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금리인하, 시중금리 떨어질까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반준환 기자, 임동욱 기자 | 2008.12.11 17:24

CD 금리 급락,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함에 따라 시중금리가 얼마나 떨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하폭이 파격적이었던 만큼 시중금리 하락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본격 가동돼 회사채 시장이 정상화되면 인하 여지는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시중금리 하락 속도는 한은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 기업 구조조정을 통한 은행권 부실 덜어내기, 경영실적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거꾸로 갔던 시중금리= 한은은 지난 10월 9일 기준금리를 5.25%에서 5%로 0.25%포인트 내린데 이어 10월27일에는 0.75%포인트를 인하했다. 11월7일에도 추가로 0.25%포인트를 내려 한 달간 기준금리 인하폭은 총 1.25%포인트에 달했다.

하지만 이 기간 시중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기현상을 보였다. 지난 10월초 6%에 육박했던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대폭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10일 현재 5.44%로 0.52%포인트 하락에 그쳤다.

은행채와 회사채 금리는 장기물일수록 고공행진을 거듭했다. 3개월 만기 은행채는 11월말 6.34%까지 치솟았다 지난 8일 현재 5.25%로 떨어졌다. 3년물은 여전히 7%대 후반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채(BBB-) 금리도 지난달 중순 11%대에 진입한 뒤 지난 9일 기준 12.51%까지 치솟았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지난 9월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뚜렷해진 탓이다. 은행과 기업에 대한 부도 위험이 커지자 은행채와 회사채를 사려는 매수세가 실종됐다. 당연히 금리는 올라갈 수밖에 없었다. 은행권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후순위채와 은행채를 발행한 것도 시중금리 상승을 이끌었다.

◇시중금리 얼마나 떨어질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폭이 예상을 뛰어넘은 만큼 시중금리도 내려갈 거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기준금리 폭만큼 하락하지는 않겠지만, 한은의 고강도 '충격요법'에 대한 시장의 반응 강도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단기금리를 떨어뜨려 가계나 중소기업 등의 부채상환 부담이 줄 것으로 보인다.


가계·기업 대출은 대부분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돼 있다. CD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다만 CD는 예금금리와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점에서 은행들의 예금금리 인하가 선행돼야 한다. 예금금리가 내려가면 시중자금이 채권시장으로 이동하게 돼 대출 금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당장 3개월물 CD금리가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이날 CD금리는 전날보다 0.69%포인트 떨어진 4.75%를 기록했다. 2006년 12월 19일의 4.74% 이후 최저치다. 하락폭은 1998년 7월 20일 0.71%포인트 이후 10년 5개월여 만에 최대 폭이다. 이에 따라 CD 금리에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은행은 금통위 발표 직후 예금금리를 0.5~1%포인트까지 내리기로 했고, 다른 은행들도 긴급회의를 열어 예금금리 인하폭을 논의했다.

시중금리가 더욱 빠른 속도로 하락하려면 한은의 추가적인 유동성 공급이나 구조조정을 통해 은행권의 부실기업 리스크가 감소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기업 도산이 발생되면서 은행 경영실적이 급속도로 악화될 수 있는 탓이다. 채권시장안정펀드 운용이 본격화되면 은행채와 CD금리가 하락해 대출금리도 떨어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들의 올해 실적이 확정되는 내년 2월 말쯤이면 본격적인 기업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겠냐"며 "구조조정으로 부실기업 리스크가 줄면 은행채와 CD금리가 더욱 떨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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