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분양사업장 숫자를 줄여라"

머니투데이 이군호 기자 | 2008.12.14 15:11

택지 해약이어 투자자 유치 물밀작업

부동산시장 침체가 장기화됨에 따라 각 건설사들이 분양사업장 숫자를 줄이는데 혈안이다.

당첨 받은 공공택지를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에 되파는 것은 물론 상대적으로 경쟁력 있는 자체사업과 시행사 도급사업장의 매각을 추진중이다.

1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는 장기간 연기한 분양 프로젝트를 매각하거나 청산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시장 침체가 단기간에 해소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다 장기간 분양 연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대부분의 중견건설사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이미 알짜 사업장을 매각했고 최근 들어서는 대형건설사들이 본격적인 사업장 정리에 나서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은 내년 분양계획에 분양이 연기된 사업장을 모두 반영해 놓았지만 매수자만 나타난다면 곧바로 매각할 계획이다.

일부 대형건설사는 한국토지공사로부터 당첨 받은 택지를 해약해 사업장 수를 줄였다. 틈새상품으로 인기를 끌다 시장에서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는 타운하우스 용지와 실수요층이 급격히 준 수도권 외곽과 지방 택지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공 택지중 사업성이 양호한 수도권 사업장은 금융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보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토지공사가 토지사용시기 및 연체기간에 따라 9~14%를 적용하던 연체이자를 6.8~9.8%로 낮춘 점을 활용, 중도금을 연체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시행사 도급사업장과 자체사업장은 장기 보유로 인한 금융비용 손실이 커질 수 있는 점을 감안, 원가만 확보하는 수준으로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투자 여력이 있는 연기금과 해외투자자를 상대로 매입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동안 시장 분위기를 관망하던 자금여력이 탄탄한 일부 시행사들이 매물로 나온 사업장 인수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건설사들의 기대감도 높아졌다.

이들 시행사는 조만간 매물 가격이 바닥을 찍을 것으로 전망하고 우량사업장 위주로 매집을 시작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IMF 외환위기 때 경험인 것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시행사들의 부도나 채무 불이행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매수자를 찾지 못하는 사업장은 결국 시공사가 채무를 인수해야 할 수밖에 없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사업장 매각을 서두르는 이유를 설명했다.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팔 수 있는 사업장은 일단 시장에 모두 내놓는 상황이며 국내에 마땅한 투자자가 없다면 외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아보자는 분위기"라고 시장상황을 전했다. 그는 "분양시장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투자자 유치도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조금씩 시장에서 매수세가 고개를 들고 있어 희망을 걸어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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