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또 인하, 부동산 시장 영향은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8.12.11 14:50

시중금리 인하폭이 관건… 매수세 살아나긴 어려워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잇따라 인하하면서 부동산 시장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인 3개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낮아져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 은행 대출을 받아 투자하려는 매수심리가 살아나 시장이 활성화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한은의 파격적인 금리인하책은 시장에서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기준금리는 최근 두달새 2.25%포인트나 낮아졌지만 시중금리는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주택담보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액은 줄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번엔 효과 있을까=한은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했다. 10월 이후 4번째 금리인하다. 기준금리는 지난 10월9일 5.25%에서 이날 3%로 낮아졌다. 이는 지난 99년 금리목표제 도입 이후 최저치다.

하지만 같은 기간 CD금리 인하폭은 미미한 수준이다. CD금리는 지난 10월9일 연 5.96%에서 이달 10일 연 5.44%로 0.52%포인트 떨어지는데 그쳤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CD금리에 일정 비율의 가산금리를 더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그동안 대출 이자가 줄었다고 느끼는 집주인은 많지 않았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10월 기준 연 7.58%다.

이날 한은이 내놓은 '사상 최저 기준금리' 카드가 부동산 시장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지는 시중금리 인하폭에 달렸다. 하지만 시장 여건은 그리 밝지 않다. 금융회사들이 채권을 많이 사야 시장금리가 떨어지는데 대부분 은행들이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으려고 돈을 끌어모으는데만 열중하고 있어서다. 자산운용사는 펀드환매, 보험회사는 보험해지 부담 때문에 채권 매입 여력이 없다.


건국대 고성수 부동산학과 교수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아무리 낮춰도 은행들이 나서지 않으면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인하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면서 "기업의 신용보강과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등 시장 불안요인을 제거해야 시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매수심리 살리긴 역부족"=부동산 업계는 기준금리 인하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시중금리가 기준금리 인하폭 만큼 내려가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금리가 더 오를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떨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피드뱅크 박원갑 연구소장은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얼마나 내릴지는 알 수 없지만 이자상환 부담은 조금이나마 줄어들 것"이라며 "대출이자가 줄면 부동산 매물도 감소해 수급균형을 잃었던 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로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어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114 김규정 차장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전이나 인하한 후나 소비자들의 체감 금리는 큰 차이가 없다"며 "설사 시중 대출금리가 낮아지더라도 집값 추가하락 등 불안요인이 많아 매수세가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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