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IB, '환율 고점찍었다' 놓고 양분

머니투데이 장웅조 기자 | 2008.12.11 16:18

모간스탠리·JP모간 "추세적 하락"...메릴린치·골드만 "당분간 유지"

원/달러 환율이 5일 연속 하락하며 100원 넘게 빠지자 이들 두고 외국계 IB간에 상반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모간스탠리와 JP모간은 원/달러 환율의 본격적으로 추세하락에 들어갔다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골드만삭스와 크레디트스위스(CS) 메릴린치는 당분간 현수준에서 소폭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한일 통화스와프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전일보다 35.3원(-2.53%) 하락한 1358.5원에 마감했다.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환율이 고점을 찍었다'며 추세적 하향을 예고했다.
실질실효환율에 따른 원화 가치가 13년 평균치를 28% 하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또 균형수준 대비 구매력평가환율(PPP) 기준으로도 현재 원화 가치가 40%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지난 10월 중 경상수지가 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제수지의 전반적 개선도 환율 하락 요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상품수지에서 수입 감소 등의 영향으로 흑자 추세가 이어질 것이며, 자본시장의 자금 유출입을 보여주는 포트폴리오수지가 흑자로 돌아섰기에 외국인의 자금이탈도 종료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JP모간도 환율의 지속적인 하락을 점치고 있다. 이들은 지난 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이달말 환율을 1300 원으로 예측했다. 내년 3월, 6월, 9월, 12월 환율을 각각 1350, 1180, 1170, 1180 원으로 예상했다. 이 수치는 외국계 증권사의 전망치 중에서도 매우 낮은 편이다.

JP모간이 이 정도의 환율상승을 전망하는 것은 "달러가 느리지만 꾸준히 약세로 이행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들은 미국이 제로금리정책을 펼치고, FRB가 일본의 디플레이션 방어 모델인 ‘양적완화’를 실행하면 엔화 가치가 상승하고 유로의 달러에 대한 약세도 바닥을 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국제수지 호전과 달러 가치 하락으로 원/달러 환율이 반등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환율이 당분간 유지되리라 보는 쪽은 이같은 전망들을 모두 부정한다. 국제수지는 적자를 기록할 것이며, 달러화 약세가 나타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CS는 10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환율이 단기적으로는 1500원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수지 적자가 원화가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특히 환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늘고 있지 않는 현실에 주목했다. CS는 당분간 환율이 현재수준에서 움직이다가 2009년말에는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개선으로 1350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연평균 환율은 1435를 제시했다.

메릴린치는 지난달 26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이번 달 원/달러 환율을 1450으로 제시했다. 그 이후환율은 2009년 3월(1,500원) 6월(1,450원) 9월(1350원) 12월(1300원) 등으로 봤다. 글로벌 차원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힘입어 미국 달러화가 내년 상반기까지 강세가 예상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반기에 실물경기가 바닥권을 다진 후에야 유로화와 신흥시장 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도 연말까지 원/달러 환율이 1450선에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3개월까지는 환율 1450선 유지를 내다봤다. 다가오는 외국계 은행들의 연말 결산과 외국계 투자 펀드의 환매 압력이 외국인들의 본국 송금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시각은 이달 9일에 발간한 보고서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그러나 현재의 환율 수준은 오버슈팅이라며, 시간이 더 지나면 점진적으로 환율이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6개월과 12개월 환율 전망치를 각각 1400과 1300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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