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신문 버블' 붕괴…차입경영 배제한 곳은 건재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11 10:24
미 대표적 미디어그룹 트리뷴의 파산보호 신청을 계기로 미국의 '신문 버블'(Newspaper Bubble) 붕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동성이 넘쳐나던 시기 마구 공격적 확장에 나섰던 신문 메이저들의 '버블' 역시 다른 자금시장 붕괴처럼 꺼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반면 차입경영을 배제한 채 내실을 다져온 언론사들은 비록 경기 둔화로 인한 광고시장의 위축에도 불구, 생존을 위협받을 만큼 큰 타격은 받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9일 '신문 버블 또한 꺼지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리뷴의 파산보호 신청은 미 신문업계가 지난 2년간 무차별적으로 벌였던 확장(M&A)의 후유증이 드러난 사례중 하나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신문들이 처한 최악의 상황은 스스로 위기를 자초한 측면이 크다.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하던 2006년에서부터 2007년사이 미디어기업들은 공격적인 인수합병에 나섰고 때로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수가격을 지나치게 높인 사례도 있었다.

그중 트리뷴의 M&A 규모가 가장 컸다. LA타임스, 시카고트리뷴 등 유력신문과 23개 TV방송사를 인수하면서 회사의 부채규모는 3배로 급증했다. 차입금으로 무리한 확장에 나선 탓에 급기야 1년도 안돼 회사가 팔렸고, 다시 지난 8일에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하는 신세가 됐다.

트리뷴 이전에도 맥클라치가 마이애미헤럴드, 켄사스씨티스타 등 신문을 인수했고 미디어뉴스그룹은 산호세머큐리뉴스, 파이오니어프레스를 사들였으며 인콰이어러와 데일리뉴스도 필라델피아의 투자자들에게 넘어갔다.

사모펀드 아비스타캐피탈도 미네아폴리스의 스타트리뷴을 인수했는가 하면, 게이트하우스미디어와 같은 작은 기업도 수십개의 지역신문을 사들였다.

무디스인베스터서비스의 존 퍼챌러 애널리스트는 "이같은 M&A가 없었다해도 신문사들은 어려움을 겪었을 테지만 최소한 지금과 같이 취약한 상태에 처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10여년 전만 해도 대부분 신문사들은 부채가 거의 없었지만 최근 몇년사이 지나치게 급증했다"고 말했다.


또한 신문업계는 지나치게 높은 부채로 인해 신용등급의 하향 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연구기관 김미크레딧의 데이브 노보셀 애널리스트는 "더 많은 신문사들의 투자등급이 하향 조정되고 파산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무분별한 M&A 대신 내실을 다져온 신문사들의 사정은 양호한 편이다.
미국내 최대 신문그룹인 가넷컴퍼니는 이익이 큰 폭으로 줄기는 했지만 경영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미국 최대 발행부수의 전국지 USA투데이 등을 소유한 미디어그룹이지만 부채도 적고 신문사들이 '몸값'이 높았던 최근에는 M&A를 하지 않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대부분 신문사들은 감가상각분을 제외한 영업이익이 매출액의 10~20%에 달한다. 물론 몇년전의 20~30%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지만 부채비용만 없다면 흑자경영이 가능한 범위다. 올해 광고매출은 지난해에 비해 15%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 빌린 돈으로 신문사 쇼핑에 나섰던 기업들은 그 후유증을 감당하느라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신문 버블'이 주택시장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겪었던 것과 유사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데이브 노보셀 애널리스트는 당시 신문사들의 확장 경쟁에 대해 이같이 묘사했다. "당시 신용대출 비용은 무척 쌌다. 은행은 빌려주지 못해 안달이었고 사람들은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생각에 뭔가를 자꾸 사들였다. 그때는 다 괜찮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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