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마저 4Q 적자? "바닥 신호"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12.11 09:24

(상보)2000년 이후 첫 분기 영업적자 전망 잇따라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대해 적자전환 전망이 나왔다. 반도체 부문의 적자전환 가능성은 이미 제기돼 왔지만 전체 영업이익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한번도 분기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세계 최고의 IT기업인 삼성전자의 분기 적자는 다소 충격적이지만 최근의 상황을 감안하면 전망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반도체 분야의 적자전환은 사실상 증권가에 컨센서스가 이뤄지고 있어 앞으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실적 추정 하향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는 그만큼 반도체 경기가 바닥에 왔다는 근거라며 1등 업체(삼성전자)를 매수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신영증권은 11일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4분기에 적자전환해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1840억원, 신영증권은 230억원 각각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의 급락으로 반도체 총괄이 적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추정 때문이다. 다만 씨티그룹은 액정표시장치(LCD) 총괄마저 적자를 낼 것으로 본 반면 신영증권은 소폭 흑자를 전망했다. 두 증권사 모두 적자는 내년 1분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씨티그룹은 “반도체와 LCD총괄이 가파른 가격 하락으로 인해 손실을 낼 것이고 휴대폰도 이머징마켓 출하 둔화로 인해 판매 감소를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신영증권도 “환율 상승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익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사라진 듯 하다”며 “남은 기간 동안 극적인 업황 반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4분기는 영업손실을 기록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미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의 적자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예상보다 D램 가격 하락폭이 크고 수요 또한 급감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반도체 불황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 유일하게 흑자를 유지해 왔었다. 여기에 그동안 대규모 이익을 기록해 왔던 LCD마저 불황에 빠졌다. 또 반도체 불황에 효자 노릇을 했던 휴대폰 사업마저 경기 둔화로 마진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적자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

이 때문에 분기 적자 전환까지는 아니더라도 실적 추정을 하향하는 증권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현대증권도 지난 10일 반도체 가격 하락폭 확대와 휴대폰 마진 하락 및 출하증가율 둔화 등을 반영,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 5630억원에서 2960억원을 절반 정도 낮췄다.

하지만 이같은 실적 둔화 전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의 경쟁력에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또 삼성전자마저 이 정도라면 반도체 경기의 바닥이고 예상보다 반도체 업황의 개선 시기가 빨리 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장열 현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적자 가능성 제기는 바닥신호"라며 "경쟁력 격차를 업황 개선시 확실히 거둘 1등 업체(삼성전자)에 집중하는 것만이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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