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폭락..12월 하락 지속 예상

머니투데이 박상주 기자 | 2008.12.10 18:12

역외 일제히 달러 매수 멈춰.. 환율상승 여지 적어

환율이 1300원대로 폭락함에 따라 환율이 뚜렷한 하락국면으로 접어든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고 있다. 서울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환율이 고점에 이른 뒤 확실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고 있다.

역내외 달러 매수 세력들이 일제히 달러 매도세로 돌아섰고, 미국발 금융위기 우려가 진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과도하게 저평가돼 온 원화가 제값을 받기 시작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 비해 53.2원나 폭락한 1393.8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1400원대 박스권이 무너지며 너도나도 달러 매도에 나섰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연중으로 봐도 1520원은 고점이었다"며 "이날 환율 폭락은 지난 4주간의 박스권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특히 "시장의 자율적인 가격결정으로 가격이 하락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역외 달러 매수 세력이 일제히 달러 매도세로 돌아섰고 장기간 달러를 사들였던 세력도 실종됐다.

12월 내내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잠재적인 결제수요, 달러 매수 세력의 손절매 규모, 환율 하락에 대한 매수 주체들의 판단 등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지적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미국발 신용위기가 하나씩 풀리고 있다는 기대감이 심리적인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세가 하루 이틀로 끝날 것 같지 않아 환율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새해 회계연도가 시작될 시점이고, 이들 역시 변동성이 큰 장에서 롱 포지션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며 "환율 하락세가 지속된다고 판단해 이들이 매수 중지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다시 1500원 선으로 올라서기 힘들 전망"이라며 "11일 역외 달러 매도가 그친다면 1400원선까지는 올라서겠지만, 12월중 1300~1320원 선에서 박스권을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계 은행 모간스탠리는 이날 원/달러 환율이 고점을 통과해 하락세를 이어갈 조짐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모간스탠리는 최근 보고서에서 실질실효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국제수지가 개선돼 원/달러 환율이 전형적인 저점 통과 조짐을 보인다고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지난 4일 기준 실질실효환율에 따른 원화 가치가 13년 평균치를 27.8% 하회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원/달러 환율로는 균형수준 대비 구매력평가환율(PPP) 기준 원화 가치가 40%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모간스탠리는 또 지난 10월 중 경상수지가 사상최대 폭인 49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 등 국제수지가 전반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며 환율하락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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