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흙담벽에 비친 햇볕

머니투데이 오승주 기자 | 2008.12.10 16:45

전문가들 "바닥 벗어났다" 한목소리

흙담벽에 볕이 따사하다. 코스피지수가 10일 3.6% 급등하며 1140선을 회복한 것을 비롯해 4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응달 그늘진 담벽은 따사로운 볕을 머금었다. 기댈 곳 하나 없이 더해만가던 공포심은 흙담벽에 비치는 햇살에 조금 녹아들었다.

GM과 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업계에 대한 미 의회와 대통령 당선인 오바마의 150억달러 수준의 구제금융법안 처리 합의 소식,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경기부양 가속화 등 호재는 외국인도 자극하고 있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나타내며 6654억원의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증시의 지원군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전망도 조금씩 변하고 있다. 비관론자들도 강한 흐름이 예상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다만 아직 실물경기가 움츠려있기 때문에 추세적 상승반전이 아닌 베어마켓랠리 관점에서 바라보고 있다. 그래도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 탈피를 위해 발빠른 대응책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비관론자의 눈빛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바닥에서 벗어났다"고 입을 모았다. 여전히 바닥권이기는 하지만 전저점인 892.16(10월 27일 장중)까지 급락하는 경우는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부터 상승 추세가 강하게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각종 호재가 힘을 얻으면서 내년 2월까지 1400선을 터치할 경우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 센터장의 단기랠리 시작 이유는 10월~11월 중순까지 주가가 너무 많이 떨어졌고, 상승다운 상승 못한 점, 각종 글로벌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어우러지면서 글로벌 증시가 선순환을 일으킬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베어마켓 랠리를 벗어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바닥은 벗어났다"며 "정책 기대감이 실물 우려를 이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외국인 매수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 센터장은 "외국인들도 주식의 가격이 싸다고 판단하고 우량주 중심의 접근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며 "전세계적으로 주식의 매수 기회라는 인식에 따라 외국인 매수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바닥 탈출'을 주장했다.

김 센터장은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가가 왔다갔다 하겠지만 적어도 최근 분위기로는 900선 이하로 되떨어질 것 같지는 않다"며 "금융이 정상화되면 1320선 아래로는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1320선은 현재 코스피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2% 가량임을 감안해 금융기관 안정화가 이뤄지면 최소 지지선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지속적인 세계 금리하락과 경기부양책 기대로 1250선까지 단기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 센터장은 "당초 1150선까지 반등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지만 최근 상황으로는 100포인트 높은 1250선까지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내년 2분기에는 증시가 다시 한번 실망감에 휩싸일 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아직 건설사 위기와 이에 따른 은행부실이 해소되지 않고, 외환시장도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기는 하지만 완전히 불안감이 해소되지는 않아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커질 가능성은 배제하지 않았다.

박 센터장은 "시장의 펀더멘탈은 바뀐 게 없다"며 "불안요소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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