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당엔 쓴 소리, 의원들엔 애정'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12.10 16:30

방미 직후 "한나라당 답답" 토로 이어 "흐뭇한 여행동지들" 과시

기독교식 건배사 "여러분의 영과 육이 다 건강하시길"에서 영과 육을 영어로 뭐라고 할까.

영어 실력이 꽤 우수한 사람도 "피지컬리(physically)…"하며 우물쭈물하기 십상이지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제로(zero) 앤 식스(six)'. '꼿꼿장수'로 알려진 김장수 한나라당 의원의 유머 감각이다.

김 의원은 지난주 한나라당 한미관계특위 방미단으로 미국을 방문해 특파원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함께 간 홍정욱 의원의 건배사를 즉석에서 이렇게 번역하는 재치를 발휘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은 10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영과 육-영어로 뭐지요'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방미 에피소드를 전하며 김 의원과 홍 의원, 그리고 정몽준 의원 등 '3인의 여행동지'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전 의원은 특히 "점잖은 우리 김장수 의원, 반듯한 홍정욱 의원, 그리고 터프가이 토론가에 만만치 않은 개그맨 실력을 보인 정몽준 단장"이라며 "빠듯한 일정 속에서 '참 좋은 분들이구나'하는 흐뭇함을 전해준 여행동지였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대해서는 "워낙 국제무대에서 부딪힌 오랜 경험과 체험 덕분에 핵심을 잘 잡아내고 토론에 적극적으로 달려드는 몰입형"이라고 소개했다.

또 "함께 다녀보니 식욕도 대단해 한국계 보좌관들과 워싱턴 중국식당에서 식사를 할 땐 정 의원이 앉은 식탁은 순식간에 초토화될 정도였다"며 "속으로 '정 의원이 다 먹기 전에 어서들 드세요'라고 말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정 의원이 현지에서 부인과 나눈 통화 내용을 소개하며 "(정 의원의) 부인에게서 전화가 와 '한국 TV에 별로 나오지 않았다'는 다소 걱정스런 말을 하자 정 의원이 '여보, 걱정하지마 한국 TV에는 안 나왔지만 여기 미국 TV에 엄청나게 나왔으니까'라고 안심(?)시켜 모두를 웃게 만들었다"고도 밝혔다.

그는 "홍정욱 의원은 너무 반듯하고 모범생이라서 너무 '완벽'한 게 문제라는 생각까지 들었는데 그에게도 문제가 있었으니 '담배를 끊지 못하고 피우는 것'이었다"고 평했다.

또 "'홍 의원처럼 의지가 강한 사람이 담배를 끊지 못하다니 의외네요'하고 묻자 '집사람과 연애할 때 서로 학교가 멀리 떨어져 있었는데 그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고 하더라"며 "옆에서 지켜보니 가족 사랑이 대단한 모범가장이었다"고 설명했다.

전 의원은 이어 문제(?)의 김 의원이 한반도 이슈 토론회를 가면서 "난 영어 못하는데 다 영어로 말해야 하냐"며 걱정하자 정 의원이 "걱정하실 것 없고 그냥 점잖게 있다가 가끔 고개 좀 끄덕이면 된다"고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전 의원은 그러나 "김 의원이 그런대로 어려움 없이 영어로 의사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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