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세난'의 두 얼굴

머니위크 이재경 기자 | 2008.12.11 12:25
집주인들의 겨울나기가 점차 혹독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집값이 추락을 거듭하는 데 이어 세입자조차 찾기가 어려워 전셋값도 바닥을 향하고 있다.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전세금 반환이 어려운 경우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10% 이상씩 깎아주며 재계약을 권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대출까지 받아가며 전세금을 반환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역전세난의 심각성이 점점 크게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주인들, 마음고생 '2중고'

경기침체로 시장이 위축되기 시작하면서 전셋집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대출을 끼고 집을 장만한 집주인인 경우 높아진 대출이자도 갚아야 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세계약 만기가 됐을 때 더 낮은 가격을 요구하는 세입자에게 보증금 차액도 돌려줘야 할 판이다.

신당동 N공인 대표는 "지난 9월 이후 전세수요가 일절 끊겼다"며 "계약 만료 후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전세분쟁이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시장 분위기를 설명했다.

최고 3억원까지 올랐던 신당동 남산타운 105㎡(32평형)의 전세가격은 현재 1억8000만 원으로 주저앉은 상황.

잠실동은 대규모 입주사태로 인해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엘스 및 리센츠에서만 1만1241가구 규모다.

잠실동 T부동산 대표는 "지난 7월과 9월 입주를 시작한 리센츠와 엘스 전세물량이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2006년 12월 입주한 레이크팰리스 전세만기까지 도래하면서 전셋값이 나락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전했다.

입주 당시 최고 4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었던 레이크팰리스 112㎡(34평형)는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져 나오면서 3억원대 초반으로 전세가격이 떨어졌다.

신도시는 평촌의 전세가격이 가장 많이 하락했다. 99㎡(30평형)대 이하 전세 매물이 시세보다 저렴하게 거래되면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평촌동 H공인 대표는 "초원대원 109㎡(33평형)와 귀인마을 현대홈타운 92㎡(28평형)의 경우 주간 3000만원씩 전세가가 빠졌다"며 "전세가격이 뒷걸음질 치면서 집주인들이 대출받아 보증금을 돌려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기도는 군포시가 전세가 하락을 이끄는 분위기다. 세입자들이 기존 전셋값보다 10% 이상 저렴한 집만 찾고 있어 전세가격이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다.

당동 대림e-편한세상2차 109㎡(33평형)가 1억8500만원에서 1억6000만원으로 당정동 한솔파크 79㎡(24평형)가 1억2000만 원에서 1억1000만 원으로 떨어졌다.


남양주시는 오남읍 금호어울림 79㎡(24평형)와 와부읍 강변삼익 79㎡(24평형)가 각각 7250만원에서 6000만 원으로, 9500만원에서 8500만원으로 하락했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6년 만에 최대 하락폭을 기록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내년에는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줄어들고 건설업계의 불황으로 분양도 줄어들 전망인데다 금융위기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으로 매매를 고려했던 수요자들이 전세로 다시 전환하면서 일부 지역 전세값은 더 오를 여지가 있다"고 분석했다.

◇전세수요자라면 싼 전셋집 많다

역전세난이 가중되고 있는 요즘 전세 수요자라면 지금이 조금 더 싼 전셋집을 구할 수 있는 기회다.

그렇다면 서울이나 수도권 내 지하철과 가까우면서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저렴한 전셋집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전세보증금 5000만원 이하이면서 교통 및 교육 등 여건이 좋은 곳이라면 선택해도 좋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강남구 개포동에 위치한 '개포시영'은 1984년 11월에 입주해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단지 규모는 33~62㎡ 주택형으로 30개 동 1천970가구로 대단지 아파트이다. 전세값은 33㎡의 경우 4500만~5000만원 수준이다.

강동구 고덕동에 위치한 고덕주공2단지는 1983년 12월에 입주했고 36~59㎡ 71개 동의 2천600가구로 대단지 아파트다. 36㎡의 전세값이 4500만~5000만원 수준이다.

고양시 성사동 장미 아파트는 1989년 6월에 입주했으며 49~82㎡ 주택형으로 6개 동 총 250가구로 구성돼 있다. 지하철3호선 원당역을 이용할 수 있고 성사초, 원당중 등이 있다. 전세값은 56㎡ 4000만~4500만원이다.

수원시 고색동 상우 아파트는 지난 2000년 3월에 입주해 다른 아파트에 비해서는 다소 깨끗한 편이다. 72~105㎡ 주택형으로 3개 동 199가구로 구성돼 있다. 현재는 1호선 수원역이 버스로 10분 거리에 있지만 앞으로는 수인선 고색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들어설 예정이다. 76㎡의 전세값은 5000만원.

안산시 고잔동 주공5단지는 1986년 4월에 입주했고, 37개 동 1108가구로 대단지 아파트다. 주택형은 42~56㎡로 소형으로만 구성돼 있다. 인근에 중앙공원이 인접해 있어 주변환경이 좋다. 지하철4호선 중앙역이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다. 42㎡는 4700만~5000만원.

인천 계양구 계산동 극동 아파트는 1985년 7월에 입주했고 49~99㎡ 주택형 14개 동 629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인천1호선 계산역을 걸어서 5분 내에 이용 가능한 역세권 아파트다. 인천공항철도 계양역도 버스로 15분 내에 이용 가능하다. 49㎡는 4500만~5000만원선.

양지영 내집마련정보사 팀장은 "전셋집이 저렴한 곳은 재건축이 진행 중인 아파트가 많기 때문에 본인의 거주 기간과 재건축 진행 사항을 잘 따져보고 들어가야 한다"며 "특히 역전세난 문제가 커지면 향후 보증금을 못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계약 전 등기부등본을 꼭 체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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