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판매·운용보수 0.001%만 받겠다"

임상연, 박성희 기자 | 2008.12.10 09:08

7개 증권사 공동판매 'KB운용 부동산펀드'

판매 및 운용보수를 파격적으로 내린 공동펀드(판매사가 여럿인 펀드)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해당 펀드는 최근 부실운용으로 논란이 된 KB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로 앞으로 유사사례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증권 및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과 교보증권 등 7개 판매사들은 'KB웰리안부동산펀드 8호'의 판매 및 운용보수를 모두 기존 연 0.9%에서 연 0.001%로 낮추기로 결정했다. 사실상 제로 마진 수준으로 보수를 내린 것으로, 인하된 보수는 9일부터 적용된다.

그동안 판매사가 한 곳인 단독펀드가 판매 및 운용보수를 일부 내린 경우 있었지만 판매사가 여럿인 공동펀드가 보수를 내리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공동펀드의 경우 판매보수를 인하하기 위해서는 판매사가 모두 동의를 해야 하는데 각 사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려 보수 인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 펀드는 지난 2006년 3월28일 설정된 부동산펀드로 9일 현재 순자산은 1642억원 정도. 펀드 만기는 내년 3월말이다. 이번 보수 인하로 투자자들은 만기 때까지 9억원 이상의 투자비용을(현재 순자산 기준) 아낄 수 있게 됐다.

KB자산운용과 판매사들이 펀드 보수를 파격적으로 인하한 것은 고통분담 등 투자자 위로 차원에서다. 이 펀드는 최근 운용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투자자들이 수익금을 제대로 받지 못할 처지에 놓이게 됐다.

지난달 19일 이 펀드의 판매사들은 "운용사가 처음 제시했던 구조와 다르게 펀드를 운용해 수익률이 당초 제시했던 목표치를 크게 밑돌게 됐다"며 KB자산운용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판매사 한 관계자는 “운용 과정상의 문제로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된 만큼 투자자 위로 차원에서 운용보수는 물론 판매보수까지 제로 마진 수준으로 인하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KB자산운용 고위관계자도 “이번 보수 인하는 펀드 만기시 발생할 수 있는 고객 불만이나 법적 대응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투자자 위로 차원의 결정”이라며 “펀드 청산이후 발생할 수 있는 고객 컴플레인은 충분히 수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부동산펀드의 보수 인하가 여타 반토막 펀드들에까지 확산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최근 일부 역외펀드 및 주가연계펀드 투자자들은 불완전판매, 부실운용 등으로 대규모 손실을 봤다며 판매사와 운용사들을 대상으로 집단 손해배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업계관계자는 “KB자산운용의 (보수 인하) 사례는 운용상의 문제가 드러난 특수한 경우이기 때문에 여타 펀드들까지 보수 인하바람이 확산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만 불완전판매 등 논란이 되고 있는 일부 펀드들의 경우 판매사와 운용사들이 투자자 위로 차원에서 자진해서 보수를 인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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