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권에 따르면 외환, 산업, 우리, 신한, 농협 등 하이닉스 주주협의회 소속 주요 은행 5곳은 하이닉스에 8000억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최근 논의했다.
내년 초 하이닉스에 5000억원의 규모의 담보대출을 시행하고 이와 별도로 3000억원을 증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종 결정은 오는 19일께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상증자의 경우 최근 몇달새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해 발행주식수에 비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줄어드는 만큼 증자 규모와 방식 등을 놓고 주주협의회 내 주주간 세부적인 조율이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협의회 관계자는 "지원 규모가 확정된 것은 아니고 각 은행의 최종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지원 방식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익명의 고위 소식통도 "지원방식과 누가 얼마를 지원할 지 등에 대해서 내부의견 조율이 필요해 최종 합의에 이를 때까지 1~2주간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주주협의회가 큰 틀에서 하이닉스에 대한 자금 지원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어 조만간 지원안이 확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주주협의회는 이례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D램 시장에서 세계 2위, 낸드 플래시 시장에서 세계 3위인 하이닉스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유동성 보강 문제를 놓고 고민해왔다.
공급 과잉을 촉발한 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치킨 게임'은 기업들의 자금 소진으로 막바지에 접어들었지만 갑작스런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수요가 실종돼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주인 주주협의회로서는 시장이 더 악화되기 전에 유동성을 최대한 확보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이닉스가 굳건히 흔들리지 않고 간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협의회는 당장 하이닉스가 자금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최악의 상황에 대비할 필요가 있고 그것이 위기로 발전시키지 않는 최선이라는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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