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강제퇴직·아웃소싱 불가피

머니투데이 양영권 기자 | 2008.12.10 13:46

공기업들 경쟁적 감원 계획… 자연감소로는 턱없이 부족

한국전력과 대한석탄공사, 가스안전공사 등 공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인원 감축을 위주로 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정년퇴직 등에 따른 자연 감소와 함께 명예·희망퇴직제도를 병행하게 하도록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대량 인원을 감축하기 위해서는 아웃소싱과 함께 강제적인 조치가 병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한국전력이 1000명 이상을 자연 감소 이외의 방법으로 감원해야 하는 상황이고 다른 공기업들도 감원 대상이 많아 마찰이 우려되고 있다.

◇공기업들 잇따라 감원 계획 = 10일 정부 관련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인력을 향후 3년 동안 10.2∼10.6% 감축하기로 정부와 협의 중이다. 한전 자회사들도 정부에 인원을 10% 감축하는 방안을 제출했으나 정부는 한전 수준으로 감원 규모를 늘릴 것으로 요구하고 있어 최종 확정이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전 정원이 2만1646명, 자회사 정원이 2만6706인 것을 감안할 때 전체 감원 규모는 5000명에 가까울 전망이다.

가스안전공사도 3년간 인원을 119명, 10% 감축할 계획을 세웠으며 석탄공사도 올 해 인력을 384명, 16.1% 감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농촌공사는 정원의 15%를, 철도시설공단는 10%를 줄이는 내용의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나서 구조조정의 고삐를 죄고 있고 최근 물갈이된 물갈이된 공기업 경영진들이 정부 방침에 적극 호응하고 있어 이달 말까지 공기업 구조조정 계획 발표가 잇따를 전망이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공기업 기관장에 대한 경영 평가가 1년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경쟁적으로 감원 계획을 세우고 있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지식경제부는 최근 산하기관 69 곳에 '비상경영체제 확립 협조공문’을 보냈으며 9일과 10일 연이어 공기업 조직·인사 담당자를 불러 압박했다.


◇'아웃소싱' '강제 퇴직' 불가피 = 공기업들은 인력 감축 방법으로 자연퇴직과 희망퇴직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따르면 정년퇴직 등에 따른 자연감소분으로 과잉인력을 해소하고 재정 여건 등을 감안해 명예·희망퇴직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돼 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차관도 9일 "사람을 바로 자르는 것은 아니라 자연퇴직, 희망퇴직으로 3~5년간 자연스럽게 인력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기업 자연 감소 인원이 많지 않은데다 퇴직 희망자도 많지 않을 것으로 보여 사실상 강제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특히 10일 지경부가 한전과 그 발전 자회사, 한국가스공사 등 예산이 1조원을 넘는 산하 기관 12곳에 아웃소싱 확대 계획을 마련할 것을 요구해 구조조정 방법으로 아웃소싱이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구조조정 과정 마찰 예상 = 최대 공기업인 한전의 경우 최근 5년간 연평균 자연퇴직 인원이 349명에 불과했다. 향후 3년간 자연퇴직 인원도 이 정도라면 총 1047명에 불과해 추가로 1000여명의 감원을 아웃소싱과 명예퇴직 등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가스안전공사도 감축 대상의 20%를 자연감소 이외의 방법으로 감축해야 한다.

한 공기업 관계자는 "명예퇴직은 보상 수준이 관건인데 '방만경영'이라는 지적을 받아온 공기업으로서 거액을 줄 수도 없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더군다나 정부는 공기업들로 하여금 인원 감축과 함께 고용창출 차원에서 신규 채용도 요구하고 있어 퇴직 인원은 계획했던 수준을 훨씬 넘겨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 공기업 관계자는 "일단은 희망자를 상대로 명예퇴직을 받겠지만 희망자가 거부할 경우 설득 작업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노조 등과의 관계에서) 힘든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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