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이 체감하는 위기 3가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 2008.12.10 17:08
"요즘 기름값이 내려서 그런지 길거리에 자가용도 많던데, 경기 나쁜 거 맞아?"

지난 10월 산업생산이 마이너스로 돌아서며 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대부분의 샐러리맨은 아직 경제위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샐러리맨들은 경제위기의 혹독함을 이미 몸으로 느끼고 있다.

경제위기가 샐러리맨의 생활에 엄습하는 경로는 크게 3가지다. 연말 보너스 삭감, 법인카드 축소 등 경비절감, 그리고 인력 구조조정 압력이다.

◇ 물 건너간 보너스= 환율 급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대한항공은 올해 특별상여금없이 정기상여금만 주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특별상여금 지급 여부가 불투명하다. 연봉의 최대 50%까지 이익분배금을 줘오던 삼성전자도 올해 실적 부진으로 이익분배금 축소가 불가피하다.

경기가 고꾸러지는 가운데 환율 급등으로 외화부채 상환부담까지 늘면서 기업들의 순이익이 대폭 줄어든 결과다. 증권선물거래소(KRX)에 따르면 12월 결산 570개 코스피 상장사의 전체 순이익은 6조7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줄었다.

◇ "법인카드 반납하세요"= KT는 최근 한부서에 여러 장씩 나눠줬던 법인카드를 대거 회수했다. SK텔레콤도 법인카드 사용한도와 소모품 지출비용을 부서별로 10%∼35%씩 조정했다. 한 주요 일간지는 경비절감을 이유로 종이컵 사용을 금지하고 이면지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의 초지를 취했다.


내년 경기가 올해부터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기정사실화되면서 기업들이 잇따라 경비절감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는 점차 법인카드없는 팀장들이 늘어나고, 법인카드로 참치회 먹으며 부서 회식하기도 점점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 희망퇴직, 현실로= 인력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서서히 시작되고 있다. 하이닉스는 지난 7일 임원의 30%를 감원하고, 근속 10년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키로 했다. 사실상 감산에 들어간 현대자동차와 GM대우자동차에서도 구조조정설이 나오고 있다.

은행과 공기업에서는 이미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됐다. SC제일은행은 이미 희망퇴직을 통해 190명을 내보냈고, 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 접수를 받았다. 국민은행과 농협도 각각 특별퇴직제, 희망퇴직제를 시행키로 했다.

한국전력과 그 발전자회사들은 약 10%의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 명예퇴직을 실시키로 했다.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등 다른 공기업들도 10% 안팎 인력 감축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경영효율화 방안을 수립 중이다. 한국농촌공사의 경우 인력의 15%를 감축키로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농촌공사의 사례를 격찬하며 공기업의 인력 구조조정을 독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경기동행지표 상으로는 이미 경기침체 국면에 들어섰지만 근로자들이 체감하는 고용 축소 등의 변화는 후행해서 나타난다"며 "안타깝게도 고용 측면 등에서 경기침체를 체감하는 것은 앞으로가 시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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