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답]금감원장 "옥석 가리기 제대로 할 것"

머니투데이 김익태 기자, 서명훈 기자 | 2008.12.09 16:22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9일 "최대한 기업들을 지원하는 대신 문제가 있는 기업은 과감히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구조조정의 원칙을 내세웠던 '옥석 가리기'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김 원장은 "대주단 협약이나 중소기업 신속지원제도(패스트 트랙)는 기업을 살려가는 제도"라며 "(기업을)살리려고 노력하겠지만 문제가 있는 기업은 끝까지 안고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이 구체적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 채권금융기관이 주도적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여기서 안되면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가 나선다. 기업재무개선지원단은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에서 역할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국토부와 함께 건설사에 대한 지원방안을 만들 때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 채권금융기관협의회는 어떻게 달라지나.
▶ 조직을 실질적으로 보강한 것이다. 조정위원회 위원장으로 전문가를 물색하고 있고 상근 체제로 간다. 사무국에 금융위 금감원 직원 파견여부는 검토해야 한다. 외환위기 때는 직원을 파견했었다.

- 기존 구조조정 방식인데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 기업재무개선지원단에서 채권단이 C,D등급을 제대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지 볼 것이다. 그것이 감독기관의 역할이다. 기존 시스템을 활용한다고 해서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시 한번 등급을 판단해볼 필요도 있다. 과거 실적도 보지만 앞으로의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이렇게 되면 나름대로 시장에서의 투명성이 높아지고 구조조정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 구조조정을 하겠다는 것인가 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 우리가 외환위기 때를 생각하면 뭔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지금은 어려움이 서서히 오고 있고 기업의 부실도 서서히 온다. 외환위기 때 기업의 부채비율은 400%였는데 지금은 100%다. 상황이 다르다.


그렇지만 부실화된 기업과 부실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그냥 두겠다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의 상황을 판단해서 채권단이 행동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는 선제적인 구조조정이란 의미가 있다. 하지만 한꺼번에 패키지로 구조조정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시장에서는 평소에 계속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있다. 근래에도 어떤 기업이 워크아웃 가고 법정관리 가고 있다. 지금 상황이 더 나빠지기 때문에 더 많아진 것이다.

문제는 지금보다 그런 기업들이 더 나올 가능성이 많다. 그래서 가속화시켜서 하겠다는 것이다. 상시로 기업 상황에 대해 채권단이 파악해야 한다. 과거에는 숫자가 많지 않았다. 그런데 앞으로 많아질 것이다.

외환위기 처럼 한꺼번에 오는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많아질 것이기 때문에 가속화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로드맵이 있기 어렵다. 한꺼번에 온 것이 아니다. 시장에서 발생한 문제를 빨리 처리하고 업종에 문제가 생기면 들여다 볼 것이다.

- 시장에서는 정부의 구조조정 대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한다. 은행들도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하락을 우려해 구조조정에 머뭇거리고 있는데.
▶지금까지 대주단이나 패스트 트랙은 (기업을)살려나가는 방식이었다. 앞으로는 대주단이나 패스트 트랙에 가입해 있는 기업이라도 문제가 있는 기업은 과감히 정리하도록 지도할 것이다.

기업이 정리되면 은행도 부실이 많아지고 BIS비율이 떨어진다. 이것 때문에 구조조정을 못한다면 (금감원이)건전성 차원에서라도 지도해 나갈 것이다.

기업도 마냥 금융기관이 막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살리려고 노력하겠지만 문제가 있는 기업을 끝까지 끌고 갈 수는 없다.

BIS 비율 문제는 은행이 스스로 노력하고 있다. BIS 비율은 얼마간 문제 없을 것이다. 그 뒤에 가서 문제가 될지 안될지 미리 보고 필요하면 지원방안을 검토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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