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街, 'LG전자 성장성' 놓고 시각차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 2008.12.09 15:58

"한단계 도약에 대한 믿음과 회의"로 '매수'와 '중립' 양분

LG전자가 이틀간의 상승을 끝내고 9일 보합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4% 가까이 하락하는 등 내내 약세를 보이다 장 막판 낙폭을 만회했다. 사실상 매도 의견에 가까운 JP모간의 보고서가 LG전자의 발목을 잡았다. JP모간은 이날 '중립' 의견을 제시했지만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도 낮은 7만5000원으로 제시하며 사실상 '매도' 의견을 냈다.

7만5000원은 국내 증권사들의 LG전자 평균 목표가가 12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국내 증권사 중 LG전자에 ‘중립’ 의견을 내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시장평균) 등도 목표가는 9만원 수준이다.

‘매수’를 외치든, ‘중립’을 외치든 증권사들은 LG전자의 올해 실적이 전년대비 급증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오히려 JP모간의 올해 LG전자 영업이익 추정치가 2조4660억원으로 1조원대 후반을 예상하는 국내 증권사들보다 높다.

또 LG전자의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일치한다. 하지만 둔화 폭에 있어서 ‘매수’는 소폭인 반면, ‘중립’은 대폭이다. 내년 이후의 LG전자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매수’와 ‘중립’이 갈리고 있는 것. 실제로 매수 의견을 낸 증권사들은 LG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조6000억~1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한 반면 ‘중립’은 1조3000억원 수준이다.

특히 내년 실적 둔화를 취약한 경쟁력에서 오는 근본적인 문제로 보는지, 경기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지에 따라서 시각이 극명하게 갈린다.

JP모간은 전자의 시각이다. JP모간은 "LG전자가 각 핵심사업의 턴어라운드를 통해 재평가를 받아왔지만 여전히 일류기업들과의 의미있는 차이(a meaningful gap)가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LG전자가 평판TV, 휴대폰 등에서 세계 3위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1,2위 기업들과 시장점유율, 유통망, 이익의 지속성 측면에서 격차를 보이고 있다는 게 JP모간의 지적이다. JP모간은 이 때문에 LG전자는 일류기업들에 비해 수요 변화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마진을 희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또 ‘주가 강세를 이끌었던 높은 밸류에이션 매력, 성장성 등이 시간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다’(한국투자증권), ‘성장을 이끌어 왔던 휴대폰 사업의 경우 주력시장인 중고가 시장이 정체되고 스마트폰의 취약한 라인업이 부담이 될 것’(NH투자증권) 등의 지적도 나온다.


반면 매수를 주장하는 증권사들은 이를 반대로 해석한다. LG전자가 3위까지 올라온 경쟁력을 바탕으로 내년 이후 장기 성장성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보고서에 담고 있다.

가령 '경쟁사 대비 약점으로 지적됐던 스마트폰 출시가 시작돼 내년부터 본격적인 시장 진입 예상'(동부증권), '불경기 거치며 2위권 업체들과의 경쟁력 격차 확대 예상'(키움증권), '경기침체는 달라진 LG전자의 경쟁력을 평가할 기회'(한화증권), '기존 휴대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동양증권) 등의 전망이다.

결국 LG전자가 세계 3위로 도약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또 한 단계 올라설 수 있을지에 대한 전망이 매수와 중립을 가르고 있는 셈이다. 경기침체기여서 힘들 것이라는 미심쩍음이 '중립'으로, 할 수 있을 것으로 믿음이 '매수'로 나타나고 있는 것. 물론 12월 이후 보고서를 낸 증권사 중 '중립' 의견을 낸 곳은 소수이고 여전히 '매수'가 대세다.

"휴대폰 사업의 경우 북미 지역에 한정된 영업망과 수요가 증대되고 있는 스마트폰 라인업 확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또 PDP TV 시장의 위축에 따라 디스플레이사업의 사업구조 개선, 북미 시장에서의 TV 마케팅 강화와 원가경쟁력 확보, 수익성이 떨어지는 가전 제품의 퇴출 및 신규사업 발굴 등이 선행돼야 한다."

'매수' 의견이지만 유일하게 9만원대(9만8000원) 목표가를 내놓고 있는 SK증권의 분석이 앞으로 LG전자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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