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아소 총리, 2개월만에 '조기퇴진설'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 2008.12.09 09:42
일본의 아소 다로 총리가 취임 2개월여만에 조기퇴진 압박을 받고 있다. 야당 대표에게 지지율이 역전당하는 등 정권교체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당내 반발도 거세지고 있다.

최근 아소 내각의 지지율은 20%대로 급락했다. 교도통신이 지난 6, 7일 실시한 전화여론조사에서 아소 내각의 지지율은 25.5%를 기록해 11월 대비 15.4%p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니치, 요미우리 등 다른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아소 총리는 20% 안팎의 저조한 지지율을 기록했다.

'누가 수상에 적합한가'라는 질문에는 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34.5%의 지지를 얻어 아소 총리(33.5%)보다 앞섰다. 오자와 대표의 지지율은 직전 조사대비 10.1%p 증가한 반면 아소 총리의 지지율은 17.5%p나 급감했다.

조사이래 처음으로 야당 대표보다 지지율이 낮아진 아소 총리는 여당인 자민당 내에서도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교도통신의 조사에 따르면 차기 중의원 선거의 비례대표 예상 득표율은 민주당이 38.3%, 자민당이 27.4%로 집계됐다. '바람직한 정권 기조'를 묻는 질문에도 민주당이 중심이 돼야한다는 응답이 45.4%로 자민당을 중심으로 하라는 응답자(33.1%)를 크게 웃돌았다.

교도통신은 "경제대책을 우선한다고 강조하던 아소 총리의 정책이 일방향으로 치우친 데다 잇따른 실언으로 여론이 악화된 결과"라며 "아소 총리의 구심력은 더 약화돼 중의원 해산·총선거 시기를 판단하기도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아소 총리는 8일 여론조사 발표 직후 "매우 어렵다"고 소감을 밝히고 "고용대책 기대에 충분히 응하지 못한 데 따른 비판으로 생각하며 견실히 정책을 진행시키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총선거 어렵다"…여당 내에서도 '조기퇴진' 압박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당 내에서도 아소 총리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자칫 민주당으로의 정권교체가 현실화될까 두려운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논의가 진행되는가 하면 취임 2개월밖에 안된 아소 총리에 대한 조기퇴진설까지 등장하고 있다.

자민당의 와타나베 요시미 행정개혁상은 8일 정치자금 모금 파티에서 아소 총리를 퇴진시킬 3가지 방법론을 제시했다.


그는 임기도중이라도 국회의원 과반수 요구가 있으면 총재를 재선출할 수 있다는 당내 규정을 적용해 '총재 리콜'을 하거나, 미야자와 전 총리를 퇴진시켰던 '내각 불신임'을 추진하는 방법, 아소 총리와 자민당이 거리를 두는 '총리·총재 분리' 등을 언급했다.

최근 아소 총리를 공개 비판해왔던 와타나베 행정개혁상은 전날 후지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탈당 후 신당을 결성할 가능성도 시사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시하라 노부테루 간사장 대리 역시 아소 총리의 실정을 언급하며 "이대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당내의 비판적인 분위기를 드러냈다.

◇자민당 분열 조짐…'선거없는' 정권교체說 대두
한편 와타나베 행정개혁상의 모금 파티에는 에다노 유키오 정조회장 등 민주당 인사들이 참석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총선거 전이라도 자민당의 분열에 의한 정계개편 및 정권교체 가능성도 대두되는 상황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자민당내에서 동요가 커지면서 아소 총리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현 시점에서 즉각적인 신당 창당이나 정계개편이 이뤄질 것이란 견해는 적지만 자민당내에서 독자행동을 하는 그룹들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야당인 민주당은 여론조사 결과에 고무돼 아소 총리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초대형 연립내각 구성안을 내놓으며 사실상 자민당에 정권이양을 제안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총선거에 대비해 버락 오바마 미국대통령 당선인의 선거전략을 벤치마킹하기에 바쁘다.

경제위기에 해법을 내놓으며 '리더십'이 급부상하고 있는 오바마와 미국 민주당의 연관성을 부각시키는 방법으로 일본에서도 민주당이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 정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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