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정으로 치닫는 D램업계 '생존 경쟁'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 2008.12.09 14:55

D램 고정가 1기가 1불 붕괴, 실적 악화 불가피… 구조조정 빨라질 듯

전세계 D램 업체들의 생존 경쟁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D램 가격이 속절없이 떨어지면서 실적 부진이 심화되고 업계 구조조정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감산, 구조조정 등에 따른 공급 감소로 반등 시점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힘을 얻고 있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정부 지원 등에 희망을 걸고 있고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도 감산, 현금 확보 등을 통해 마지막 고비를 넘는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1기가 0.6~0.7달러선 각오해야= 9일 D램 전자상거래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램 주력 제품인 1기가비트(Gb) 667메가헤르쯔(MHz) DDR2의 12월 상반월 고정거래가격이 0.94달러를 기록,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 512Mb 667MHz DDR2도 11월 하반기 대비 12% 내려 0.4달러까지 하락했다.

현재 D램 가격은 연초 대비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4분기 평균 가격은 전분기인 3분기에 비해서도 45% 가량 하락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다른 축인 낸드 플래시 가격도 연초 대비 3분 1 수준까지 떨어져 있다.

D램 가격은 앞으로도 더 떨어질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소규모 거래로 매일 변동하는 현물 가격은 지난 8일 현재 1Gb 667MHz DDR2가 0.61달러, 512Mb 667MHz DDR2는 0.31달러까지 하락했다.

김성인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최첨단인 54나노공정을 적용했을 때 1기가 제품의 한계 코스트가 0.6~0.7달러선"이라며 "1월 중 그 선까지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적 악화..애타는 생존 경쟁=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지난 3분기에 대부분 수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에는 이들 기업의 적자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고, 삼성전자도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승우 신영증권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하락이 예상보다 가파르다"며 "조만간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는 보고서들이 잇따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 중 하위권 기업들은 적자 확대로 이미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난야, 파워칩 등 대만 D램 5개사는 정부 지원 없이는 독자 생존이 힘든 상태이고 유동성 위기를 맞고 있는 독일 키몬다도 조만간 투자 유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영업지속이 불투명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원가 경쟁력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인 하이닉스반도체도 현금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최대주주인 은행 주주협의회와 담보대출 등을 통해 5000억~1조원 수준의 자금을 지원받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고 자체적으로 유휴 자산 매각, 임원 감축, 무급휴가 중단, 희망퇴직 등 고강도 자구안도 추진하고 있다.

3분기 말 1조2000억원을 웃돌던 하이닉스의 자금 여력은 현재 8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삼성전자도 감산과 구조조정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이번 고비만 넘기면.."= D램 가격이 빠르게 떨어지면서 반등 시점이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온다.

급격한 수익 악화가 업계의 감산을 확대하고 구조조정을 촉진시킴으로써 수요가 늘기 전이라도 공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빠르면 내년 1분기에도 제한적인 수준의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견해가 있고,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추세적인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 고비를 넘긴다면 다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국면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애널리스트는 "당초 반등 시점을 2분기 중반으로 봤지만 2, 3월 중이라도 제한적인 반등은 나올 수 있어 보인다"며 "결국은 공정기술상 우위에 있고 환율 혜택도 보고 있는 삼성전자하이닉스가 생존 경쟁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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