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해외박물관서 우리말로 듣고 본다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 2008.12.18 13:31

[머니위크]세계 3대 박물관 한국어 안내 서비스

"한국어 안내를 시작합니다. 앞에 보시고 계시는 '모나리자'는 이탈리아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완숙미가 넘치는 스푸마토(색깔 사이의 경계선을 명확히 하지 않고 연기처럼 옮아가는 것) 기법이 사용됐습니다."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에 이어 세계 3대 박물관으로 불리는 영국 런던 대영박물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박물관에서도 한국어로 작품 감상을 들을 수 있게 됐다. 이렇게 된 데는 대한항공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루브르 이어 영국·러시아서 한국어 안내 시작

대한항공은 지난 2월 세계 최고의 박물관으로 꼽히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과 협의해 개인휴대단말기(PDA)로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시행되도록 한 바 있다. 이 같은 공로로 대한항공은 지난 5월 문화체육부 장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한국어를 통해 국위를 선양한 공로로 기업이 정부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것은 이것이 첫번째다.

대한항공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영국 대영박물관를 뚫었다. 지난 11월27일 구형 안내용 장비를 첨단 장비로 교체하는 사업을 후원하기로 파트너십 계약을 맺으면서 내년말부터 대영박물관의 작품 안내 서비스에 한국어를 추가하기로 한 것.

이어 러시아 에르미타주박물관과도 지난 11월28일 현재 사용 중인 음성 안내기기에 한국어 안내 서비스를 추가하는 내용으로 제휴를 맺었다. 에르미타주에서는 내년 3월부터 한국어 안내가 이루어진다.

에르미타주박물관은 모네, 밀레, 세잔, 고흐, 고갱, 드가, 르누아르 등 걸출한 예술가들의 걸작 290만점이 전시돼 있어, 매년 260만명의 관람객이 찾는 문화적 명소다.


◆대한항공 숨은 노력의 결과

박물관은 국가의 자존심이며 문화 구심점이다. 특히 세계 3대 박물관인 루브르, 대영, 에르미타주에서 자국어 안내 서비스가 되느냐는 해당 국가의 위상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한국어는 루브르박물관의 경우 프랑스어ㆍ영어ㆍ독일어ㆍ스페인어ㆍ이태리어ㆍ 일본어에 이어 7번째 언어로 선정돼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내년에는 대영박물관이 10번째, 에르미타주 박물관이 7번째로 한국어 서비스를 하는 경사를 맞는다.

특히 에르미타주박물관의 안내 서비스는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먼저 한국어가 서비스된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현재 에르미타주박물관에는 러시아어ㆍ영어ㆍ독일어ㆍ프랑스어ㆍ이태리어ㆍ스페인어 등 6개 언어로 작품 안내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중국인과 일본인 관람객이 차지하는 비중이 우리나라 관광객보다 더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다.

이들 박물관에서 서비스하는 언어는 극히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국인 여행객들의 편의성 향상은 물론 국가 이미지 제고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 박물관을 방문하는 관람객은 연간 1660만명 이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우리말의 우수성을 알리고 국민적 자긍심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한국어 안내 서비스가 아직 제공되지 않는 세계적인 박물관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겠다"며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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