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중소형빌딩 빈 사무실 넘쳐난다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 2008.12.09 07:01

강남대로·테헤란로 공실률 10% 넘는 빌딩 많아… 임대료는 오히려 상승

서울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인근 D빌딩 관리인은 요즘 속이 탄다. 지상 20개층 가운데 3개층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이 빌딩은 강남대로변에 들어서 있어 그동안 입주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 올 1월만해도 빈공간이 없어 들어오고 싶다는 임차 수요를 돌려보낼 정도였다.

하지만 시장 상항은 11개월새 완전히 역전됐다. 오피스 전문 중개업체 서너곳에 임대물건을 내놨지만 마땅한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일부 층은 수개월째 공실로 방치돼 냉기가 돌고 있다.

서울 강남권 중소형 업무용 빌딩내 빈 사무실이 늘고 있다.

기존 임차인들이 강남보다 임대료가 싼 여의도나 마포, 강동·양천구 등으로 사무실을 옮기고 있는데다 신규 임차 수요마저 자취를 감췄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권 중형 업무용 빌딩(연면적 1만6500㎡ 이상∼3만3000㎡ 미만)의 공실률은 1.9%로 올 1월(0.6%) 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소형 빌딩(1만6500㎡) 공실률은 3.5%로 연초(1.9%) 대비 1.6%포인트 높아졌다.

올들어 지난 4월까지 중형 빌딩 공실률은 0.5∼0.7%로 1% 미만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공실률 1%대로 올라서더니 9월 1.3%, 10월 1.8% 등 상승세를 지속했다.

소형 빌딩은 지난 2∼8월 줄곧 2%대 공실률을 유지했다. 지난 9월 처음으로 3%대 공실률을 기록하더니 10월에는 3.9%로 최고치를 찍었다. 11월엔 전달 대비 공실률이 하락했지만 3%대 중반으로 높은 수준이다.


올초 대비 공실률이 상승한 강남권 중형 빌딩은 △서초동 D빌딩(1.8%→13.7%) △삼성동 M빌딩(0%→9.6%) △역삼동 A빌딩(5.2%→10.4%) 등이다. 이들 빌딩은 모두 지상 20층 규모로 강남대로와 테헤란로변에 들어서 있다. 각각 지하철 2호선 강남역과 삼성역, 역삼역 등과 가까운 역세권이다.

소형 빌딩 중에서는 △역삼동 S빌딩(0%→13.3%) △삼성동 T빌딩(0%→6.7%) △역삼동 D빌딩(7.2%→12.5) △논현동 S빌딩(0%→4.9%) 등이 연초 대비 공실률이 크게 상승했다. 이들 빌딩은 10∼20층 규모로 주로 테헤란로와 언주로 인근에 들어서 있다.

빈 사무실은 늘고 있지만 임대료는 오히려 오르는 추세다. 임대료는 건물 시세와 연결되기 때문에 주인이나 관리업체들이 임대료를 내리지 않고 있어서다.

지난달 강남권 중형 빌딩의 임대료(관리비 제외)는 3.3㎡당 평균 6만5286원으로 연초 6만2624원 대비 4.3% 올랐다. 소형빌딩 임대료는 3.3㎡당 6만3774원으로 올 1월(6만1603원)보다 3.5% 상승했다.

부동산자산관리업체 샘스 박형중 연구원은 "강남권 중소형 빌딩 임차인들은 대부분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로 경기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매달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임대료가 싼 곳으로 사무실을 옮기는 임차인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소형 빌딩과 달리 연면적 3만3000㎡ 이상 대형 빌딩들은 여전히 공실률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대형 빌딩들은 대기업 사옥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아 중소형 빌딩보다 공실률이나 임대료 변동폭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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