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형통' 이상득 의원..'상왕정치' 논란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 2008.12.07 19:13
- '여당 의원 성향 분석 문건' 보다 취재진에 찍혀
- 야당 "한나라당 권력계보 보여주는 사건"
- 여당 내서도 싸늘한 시선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의원이 여당 의원의 성향을 분석한 문건을 보고 받은 것과 관련,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파문이 증폭되고 있다.

'만사는 형님으로 통한다'는 의미에서 '만사형통'이란 유행어를 낳은데 이어 '상왕정치' 논란까지 불거지고 있는 것.

이 의원은 지난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한나라당 의원들의 성향이 기재된 '개혁입법추진 난항 실태-정무위원회의 경우'라는 제목의 문건을 안경률 한나라당 사무총장과 함께 검토하는 장면이 취재진의 사진에 찍혀 보도됐다.

◇ '반대' '소극' 등 성향 상세 분석 = 문건에는 '금융선진화와 규제 개혁을 위한 입법안이 야당이 아닌 여당내 이견으로 처리가 어렵다'고 적혀 있다.

또 '산업은행 민영화는 고승덕·이진복·박종희 의원이 반대하고 있고 홍준표 원내대표의 소극적 태도로 의원들의 저항이 노골화되고 있다'며 정무위 법안심사소위 의원들의 성향을 분석한 부분도 있다.

'동의명령제 등 공정위 규제완화법은 김영선 정무위원장이 결사적으로 반대해 상정조차 못하게 한다'고 돼 있다.

◇ 야당 "문건 출처 밝혀야" = 야당은 즉각 한나라당의 권력계보를 보여주는 사건으로 규정하고 일제히 집중포화를 쏟아부었다.

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은 "이 정권의 실세 중에 실세, '상왕'이라고 불리고 '공동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이 의원이 읽은 문건은 국회를 무력화시키려는 과거 독재적 발상에 기인한 것"이라며 문건의 출처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부성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의원이 대통령을 대신해 한나라당을 신탁통치하고 있다"며 "이 정부의 실세는 이 의원밖에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라고 밝혔다.

◇ 여당 의원들도 '불쾌'…"이 의원 독주체제 사실" = 여당 내에서도 이 의원에 대해 싸늘한 시선이 나오고 있다. 특히 문건에서 언급된 여당 내 의원들은 당내 계파 갈등 재점화를 의식한 듯 조심스러워하면서도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여당이 됐는데도 감시 감독 받는 게 기분 나쁘다"며 "28년 공직생활을 하면서 늘 감시 받아왔지만 기분 나쁜 것은 나쁘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정무위만 이렇게 들여다보는 것인지 다른데도 이렇게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당 일각에서는 "당 내에 이 의원의 독주체제가 형성돼 있는 것이 사실"이라는 고백도 나왔다.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세력이 불순한 목적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문건에서 언급된 정무위 간사인 박종희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이나 행정부가 아닌 사설정보지 수준의 정보와 사실 인식을 담고 있는 걸 보면 공식 채널에서 보고된 문건이 아니다"라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 이 의원 "누군가 건넨 정보지 불과" = 이 의원 측은 문건의 출처에 대한 정확한 설명을 피한 채 "점심 먹고 나오다 누군가가 건넨 정보지에 불과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의원 측은 "정무위에서 법안 처리를 한다고 하니 관심이 많은 관련 업계에서 만든 것 같다"며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면서 '상왕정치'니 뭐니 하는데 그러지 말아 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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