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온 27만원

머니투데이 이경숙 기자 | 2008.12.07 10:02

교도소 재소자 2명, 공동모금회 기부.."기부온도 지난해보다 높아"

"작년보다 마음적으로 많이 추운 겨울이 될 것 같은 생각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부족하나마 의미 있는 곳에 쓰는 것이 좋을 듯하여 성금으로 보내니 어려운 이웃에게 힘과 용기로 전해지길 바랍니다.(춘천교도소 재소자 A씨)"

교도소 재소자들이 보낸 기부금 27만원이 사랑의 계좌를 채웠다. 경기 불황 속에 이들과 같은 소액 기부가 늘면서 올해 사랑의 계좌엔 지난해보다 많은 성금이 모이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7일 춘천교도소 재소사 A씨가 10만원을, 부산교도소의 무기수 B씨가 17만원을 지난 12월 초 편지와 함께 전달했다고 밝혔다.

공동모금회는 익명의 두 사람을 '희망2009나눔캠페인 62일의 나눔릴레이'의 7호 행복나누미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뇌병변 2급 장애인으로 춘천교도소 병동에 수감 중인 재소자'라고만 밝힌 A씨는 12월 초 공동모금회 자원개발팀에 편지를 보내 "공동모금회 사랑의 계좌에 10만원을 입금했다"고 알렸다.

그는 "지난 9월 법무부에서 실시한 '가족만남의 날 소감문과 법 질서 바로세우기 준법 수기' 공모에서 받은 상금 6만8000원에 자신의 돈 3만2000원을 보탰다"고 밝혔다. 그는 이름 대신 수번을 필명으로 사용했다.

A씨는 편지에 “늘 어려운 이웃과 국민을 위해 수고하시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관계자 모든 분들과 가족 그리고 법무부와 춘천교도소장님과 수형자 모든 분들께 건강과 소망이 이루어지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한다”는 바람을 적어 보냈다.

그는 또 “사회에서 보는 것과 달리 이곳 생활은 교도소장 이하 모든 직원들이 수형자를 잘 대해 주어 수형생활을 잘하고 있다”며 본인의 근황을 알리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나이나 자세한 신상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한편, 부산교도소에 수감 중인 무기수 B씨는 지난 4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부산지회에 편지와 함께 성금 17만원을 전해 지역사회에서 화제가 된 바 있었다.

공동모금회의 한 관계자는 “금년처럼 교도소 재소자로부터 나눔의 편지를 받은 적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특수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라 이름을 밝힐 순 없지만 모두가 힘들다고 하는 요즘 우리 이웃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는 따뜻한 편지에 감동을 받았다”고 말했다.

공동모금회가 12월1일 시작한 '희망2009나눔캠페인'에는 7일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08억원)보다 137억원 많은 245억원이 모금됐다. 이에 따라 7일 기준 사랑의 온도는 11.8도를 기록하고 있다.

시민 기부가 지난해보다 많았다. 1통화에 2000원이 모금되는 ARS(060-700-1212 )모금에는 7일까지 2만9032통이 참여해 5806만4000원을 모았다.

공동모금회는 "지난해 12월 7일까지 1만255통의 전화로 2051만원을 모금됐던 데 비하면 2.8배 이상 참여가 높아졌다"고 밝혔다.

대기업 중에선 금호아시아나(30억원), 현대?기아차그룹(100억원), LG그룹(100억원)이 지난해와 같은 금액을 기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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