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빈 덩치키우기 '외화차입' 줄여라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 2008.12.08 10:16

[2008 금융강국 KOREA] <2부> 위기는 기회다 <2>

은행권의 외화자금 여건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정부의 지급보증과 한국은행의 달러 공급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처럼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해외차입이 꽉 막힌데다 기존 차입금의 만기 연장도 쉽지 않다. 연말 결산을 앞둔 외국은행이 자금회수에 돌입해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는데도 은행들은 여전히 해외로 나갔다. 현지 기관투자가들 사이에서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모두 몸을 사리는데 한국 금융회사는 왜 이렇게 (자금시장에) 자주 나오느냐"는 말이 돌 정도다.

이를 반영해 한국물의 신용부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치솟았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부도위험이 커진다는 의미인데, 해외채권을 발행할 때 붙는 가산금리가 그만큼 오르게 된다. 한국물 5년만기 CDS프리미엄은 6일 기준으로 405bp를 기록했다. 태국(347bp)이나 말레이시아(309bp)를 웃돈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한국정부의 신용등급보다 한 단계 낮고, 태국은 두 단계나 낮다. 그런데도 한국 금융기관의 부도위험이 높다. 전문가들은 과도한 해외차입을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실제 국내은행의 대외채무는 외국보다 약 2~8배 높다. 지난해 12월말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대외채무가 20%에 달한다. 일본(15.8%) 말레이시아(10.3%) 태국(2.6%) 인도(4.1%)보다 높은 수준이다.


은행권의 자산경쟁이 불붙으면서 외화대출을 늘린 여파다. 유행처럼 번진 투자은행(IB)업무, 해외 현지법인 설치 등 해외진출 확대전략도 이를 부추기는데 한몫했다. 마침 국제유동성도 풍부했다. 해외채 발행금리가 최저 수준을 기록한 것.


이를 바탕으로 외화대출은 매년 평균 21% 이상 늘었다. 2005년 말엔 498억달러에 그쳤으나 2007년 731억달러, 올 6월엔 889억달러에 달한다. 그 결과 은행권의 '덩치'는 몰라보게 커졌다. 올 9월말 현재 국내은행의 총자산은 1167조원을 기록했다. 2006년말 873조원, 2007년말 965조원에 이어 증가세다.

이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국제 금융시장에 한파가 몰아닥쳐 어마어마한 규모의 해외차입 만기가 연장되지 않는 상황이다. 신규차입은 말할 것도 없다. 과도한 외화차입을 막아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선 GDP나 외화자산 규모를 기준으로 은행별로 한도를 부여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또 해외차입에 의존하는 수신구조를 벗어나 국내은행간 자금시장 육성도 시급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늘린 자산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정부나 한은에 달러를 공급해달라고 하는 은행권에 문제가 많다"면서 "외화대출을 서서히 줄이면서 자산건전성, 리스크관리에 치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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