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 "코스피가 상승했잖아!"

머니투데이 홍재문 기자 | 2008.12.05 15:57

고용지표·자동차 빅3 불투명성 해소될수도

드디어 11월 미국 고용지표가 나온다. 비농업부문 실업자수를 블룸버그는 33만3000명, 마켓워치는 35만명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2차 오일쇼크로 미경제가 골병이 들던 지난 1980년 5월의 43만1000명 이후 최대다.

혹 40만명으로 발표되더라도 크게 놀라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제조업 지표가 사상최악의 기록을 경신하는 판에 실업자수라고해서 예상보다 급증하지 말란 법은 없기 때문이다.

올 들어 한 달도 빠짐없이 양산되고 있는 실업자의 수는 지난 10월까지 누적으로 120만명에 달했다. 월평균 11만8000명의 실업자가 배출되고 있는데 최근 3개월 평균이 21만7000명으로 늘어나며 20만명대로 올라섰다.
금융업, 제조업, 서비스업 등 업종 가릴 것 없이 감원이 가속화되고 있기 때문에 11월부터는 월평균 실업자수가 30만명대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하이프리퀀시 이코노믹스의 이안 쉐퍼드슨은 "참담한 상태에 빠진 미국 고용시장이 더욱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면서 "실업자수가 향후 수개월간 더 증가하다가 내년 봄 쯤 피크를 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실업자 급증세가 꺾인다고 해도 고용이 회복되는 건 아닐 것이기 때문에 누적 실업자수는 내년 내내 계속 늘어난다고 봐야한다. 11월 실업률을 15년래 최고인 6.8%로 예상하고 있는데 9%까지 도달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같은 실업률 증가는 미국 주택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다. 폴슨 재무장관이 모기지 금리를 사상최저인 4.5%로 낮춰 주택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지만 일자리를 잃는 판에 아무리 좋은 조건을 제시해도 새로 집을 살 엄두를 내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대마불사로 여기면서 의회의 지원을 당연한 것으로 생각했던 자동차 빅3 문제해결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빅3가 요구하고 있는 340억달러의 구제금융 지원 방안을 의회가 다음주에 승인한다고 해도 자동차 산업이 살아날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실직을 당하고 집이 차압당하는 판에 자동차 판매를 기대할 수는 없는 일이다.

만일 빅3 중 한군데라도 파산하게 되면 실업자수는 천정부지로 늘어날 지 모른다. 전날 뉴욕증시가 사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게 자동차 업계 생존여부에 대한 불투명성에 이러한 실업문제가 경제 전반에 미칠 파장 때문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BNY 컨버지Ex그룹의 앤소니 콘로이 수석 딜러는 "자동차 문제가 희망과 달리 무난하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고용지표 불안까지 겹치면서 미증시가 하락한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확실한 것을 원한다"고 말했다.

테미스 트레이딩의 소셉 살루찌 주식투자 공동헤드도 "어제 장중 내내 보합권에서 맴돌던 증시가 '3시 이후 급락' 패턴을 되풀이한 것은 이러한 불확실성 때문이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희망의 불씨까지 꺼진 것은 아니다. 전거래일의 3%대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지 않았을 뿐더러 이날 아시아 증시가 미 증시 하락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점에 비추어 다우지수가 다시 8000선 밑으로 떨어지는 쪽에 무게를 싣는 것도 부담이다.

코스피지수는 뉴욕증시 하락에도 불구하고 2.1% 상승 마감했다. 대만과 일본 증시가 하락했지만 가권지수 낙폭이 0.7%에 불과했고 닛케이지수는 약보합에 그쳤다.
코스피지수는 때때로 뉴욕시장을 선도하는 경향을 보인다. 코스피가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인 것이라면 주말장 상승도 예상해 볼 수 있는 일이다.

헵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윌 헵번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침체가 분기점을 지나진 않았지만 증시는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라면서 "정부가 쏟아 붓고 있는 돈이 어느 시점에는 주식시장으로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단기적인 문제는 있다. 연말까지는 헤지펀드 환매물량이 증시 반등시점에서 계속 출회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5거래일 연속 75년 최고 급등세를 보였던 증시가 주초 7∼8% 폭락한 것이 이같은 악성 대기매물이 상당함을 방증한다.
트림탭 리서치사는 지난 9월부터 오는 연말까지 헤지펀드 환매규모가 2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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